[패션쇼 리뷰]평범한 모델 어설픈 워킹 인간미 "물씬"

  • 입력 2000년 6월 18일 19시 39분


저런옷을 정말 입고 다니나?

패션쇼에 가면 항상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실로 완벽한 체형을 갖춘 모델들. 그리고 보통사람들은 도저히 소화못할 ‘희한 찬란’한 옷들.

그러나 15일 이탈리아의 크리지아(KRIZIA)의 한국런칭기념 2000년 추동복 패션쇼 현장에선 달랐다. 핑크 블루, 와인 블루 등 30여가지의 짙고 옅은 스펙트럼을 지닌 다양한 옷들이 ‘블루’라는 테마로 선보였다. 캐시미어와 실크, 울과 실크 등을 적절히 섞어 사용해 입체적인 질감. 달걀 모양 실루엣의 재킷형 셔츠, 모피를 댄 맥시 스웨터, 부드러운 스카프 모양의 셔츠, 수평주름이 돋보이는 이브닝 드레스 등 ‘생활속의 잔잔한 파격’을 강조한 의상들이 특히 시선을 끌었다.

대신 ‘명품’브랜드의 이름값은 신비로운 분위기 연출로 살아났다. 이동통신CF처럼 ‘벽을 허무는 푸른 벨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강렬한 비트의 댄스음악, 거기에 간간이 바람소리 효과음이 연신 귀청을 때리는 가운데 온통 푸른색 옷들이 파도처럼 넘실거려 관객을 절정의 몰입상태로 이끌었다.

모델로 등장한 탤런트들은 무대의 팽팽한 긴장을 ‘일상’으로 풀어주는 효과를 냈다. 탤런트 정준호는 넘어졌고, 파트너로 나온 황수정도 모델들 보다는 확실히 살쪄 보였으며 워킹도 상대적으로 ‘뒤뚱뒤뚱’이었지만 푸른색의 향기나 인간미는 더 진하게 느껴졌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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