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존/오우삼 특집]"헐리우드에 와서 많이 배웠다"

  • 입력 2000년 6월 16일 16시 06분


-<미션 임파서블>은 어떻게 봤나

-음... 별로 좋게 안 봤다. 스토리가 너무 복잡했다. 캐릭터가 너무 많아 빠져들기 어려웠다.

-<미션 임파서블 2> 제의를 받았을 때 망설였겠다

-톰이 <미션 임파서블 2>에 관심 있냐고 전화했다. 그런 일이 있으리라 곤 꿈에도 생각 못 했다. 톰은 <페이스 오프>가 좋았으며 나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도대체 나한테 뭘 원하느냐고 묻자 "존 우의 <미션 임파서블>을 원한다"고 했다. 톰에게 난 적임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특수효과가 쓰이는 공상과학 영화를 만들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적인 게 좋다. 그래서 톰에게 직선적으로 말했다. 복잡한 스토리를 손보고 캐릭터를 내 스타일대로 바꾼다면 하겠다고 말이다.

-톰이 동의했나

-톰은 '007 시리즈'와는 다른 속편을 원했다. '007 시리즈'는 늘 똑같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반복한다. 그는 <미션 임파서블 2>를 완전히 다른 영화로 만들길 원했다. 누가 아나? 다음 번엔 제임스 카메론의 <미션 임파서블>이 나올지.

-그래서 러브스토리를 집어넣었나.

-톰은 매력이 넘치는 남자다. 어느 영화나 톰은 멋있지만 표정이 좀 딱딱하게 나왔다. 이번에는 그의 미소, 그의 열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른 남자들처럼 톰도 사랑과 낭만을 즐긴다. 거기서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러브스토리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지만 스파이 영화는 사랑을 담기에 부적당하다

-스파이가 사랑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사랑을 위해 일을 희생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2>에선 이단의 캐릭터를 더 인간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미션 임파서블2>이 특별해 보이는 진짜 이유는 화려한 액션씬 때문이 아니라 인간미가 묻어 나는 로맨스 때문이다.

-톰 크루즈와 탠디 뉴튼은 정말 잘 어울린다

-우리가 캐스팅하고도 놀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우리는 <미션 임파서블2>를 <오명>이나 캐리 그랜트가 나오는 옛날 스파이 영화처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여주인공은 잉그리드 버그먼이나 오드리 헵번을 닮은 배우를 쓰고 싶어했다. 탠디는 고전적이면서도 섹시하고 무엇보다 프로답다. 탠디와 톰이 만나는 순간 완벽한 그림이 탄생됐다.

-톰도 너무 멋있다

-난 아무 짓도 안 했다!

-톰이 스턴트맨 없이 연기했다던데

-95%정도 해냈다. 톰은 스턴트맨 없이 자기가 하길 원했다. 영화에서 톰은 진짜로 총 쏴 본 적이 없었다. 결국 난 "당신이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라고 말하고 말았다.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됐다. 정말 초조했다. 절벽을 오르는 장면을 찍을 땐 오금이 저렸다. 톰은 절벽 사이를 건너뛰는 장면까지 전부 혼자 해냈다.

-그 장면이 스턴트가 아니라구

-그렇다. 여기서만큼은 스턴트를 쓰려 했는데 톰이 우겼다.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얼마나 높았나

-적어도 2000 피트는 넘을 것이다. 웬만큼 높은 게 아니라 미칠 지경이었다. 그 정도 높이라면 최고의 스턴트맨이라도 걱정된다. 톰은 "제발 내가 하게 해줘요"라고 졸랐고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

-안전 장치는 있었겠지

-줄을 달긴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안전 장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줄이 있다해도 극단적인 상황에선 별 소용이 없었을 거다. 스턴트맨조차도 줄을 써야 할만큼 위험한 장면이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난 모니터 뒤에 숨어 식은땀을 흘렸다. 촬영이 끝난 후 조감독과 스턴트 코디네이터에게 "톰은 괜찮아?"라고 소리 쳤는데 "걱정 마세요. 괜찮아요"라는 응답이 들렸다. 천만다행이었다. 좀 있다 톰이 "난 괜찮아요. 한 번 더 하면 안 될까요?"라고 외쳤다. 그러고는 일곱 번을 더 찍었다.

-후반 작업에서 줄을 지웠나

-줄이 보이고 안 보이고는 카메라의 각도에 달려있다. 줄은 숨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호주에서의 촬영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이제까지 영화 중 가장 힘든 작업이었다. 일단은 날씨가 너무 나빴다. 거의 매일 비가 왔다. 어떤 날은 하루에 한 쇼트 밖에 못 찍었고 어떤 날은 꽝이었다. 죽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경주 장면도 그랬다. 원래 이 장면은 시드니 시내에서 찍을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허가가 취소됐다.

-헐리우드에서 영화를 네 편 만들었다. 그간 배운 점이 있다면

-시스템을 많이 배웠다.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사람들하고 어떻게 일하는 지 알게 됐다. 가장 중요한 건 예산을 초과하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법이다. 여기 사람들은 예산을 초과하지 않을 까 늘 노심초사한다. 만약 예산을 넘긴다면 기회는 다시없다. 예산만 맞춘다면 형편없는 영화를 만들어도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다. 꼭 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이 프로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공부했고 열정 또한 대단하다. 뭘 어떻게 할 지 말 안 해도 다들 잘 안다. 일단 시나리오를 주면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 물론 홍콩에도 뛰어난 사람들이 많지만 어떤 사람들은 영화 만드는 걸 그냥 직업으로 생각한다. 또 일을 어떻게 하는 건지 일일이 가르쳐 줘야 한다. 헐리우드의 수준 높은 기술도 많이 배웠다. 특수효과가 들어간 장면을 찍는 법도 배웠다.

-전작에서는 도덕적인 관점이 분명한데 로버트 타우니의 시나리오는 모호한 점이 많다. 당신 스타일에 맞추기 힘들지 않았나

-난 항상 내 스타일을 시나리오에 녹이려고 노력했다. 타우니도 자기 스타일만 고집하진 않았다.

-<로미오 머스트 다이>나 <매트릭스>처럼 당신 스타일을 흉내낸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매트릭스>는 좋다.

-차기작인 <윈드토커 Windtalkers>엔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다던데

-맞다.

-액션 영화는 안 찍겠다고 했는데 어떤 영화인가

-전쟁영화다. 액션 장면도 많이 있지만 드라마가 강하다. 내 영화 <첩혈쌍웅>을 봤나? 그 영화랑 좀 비슷하다. 두 해병대원 얘긴데, 한 명은 인디언 나비조인이고 한 명은 백인이다. 둘은 서로 배워가며 친구가 된다. 우정과 애국심, 전쟁에 관한 감동적인 드라마가 될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2>와는 완전히 다르다.

-<윈드토커> 다음 작품은

-<억만금 King's Ransom>이라는 코미디다.

-다시 중국어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나

-계속 헐리우드에서 작업할 것이다.(스티븐 골드먼. 미스터 쇼비즈)

<외신=한승희(lisahan@film2.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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