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광주 현장 표정]재검표 7시간50분 "피말리네"

  • 입력 2000년 6월 6일 01시 37분


4·13총선에서 3표차로 당락이 갈렸던 경기 광주 선거구에 대한 재검표가 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실시됐으나 최종 판결이 유보돼 당사자와 가족들은 물론 당직자들까지도 밤늦도록 애를 태웠다.

○…한나라당 박혁규(朴赫圭)의원과 민주당 문학진(文學振)후보측은 재검표 도중 “문학진후보 지지표 중 1표가 볼펜으로 기표돼 무효처리됐다” “박혁규의원 지지표 중 1표가 찢어진 채로 발견돼 무효다”는 등의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마치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지구당 당직자는 “정말로 피를 말린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숨막히는 순간에도 박의원측은 “판정이 유보된 14표 중 최소 6표만 가져도 동수(同數)가 돼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모습.

이는 표가 동수일 경우 연장자 당선의 원칙에 따른 것. 박의원과 문후보는 같은 1954년생이지만 박의원이 9월5일생으로 10월26일생인 문후보보다 생일이 한달 이상 앞서 당선되기 때문. 이에 문후보 측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생일까지 비교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검표는 대법관 4명의 주관 아래 성남지원 직원 27명이 계수기 4대를 동원, 2차례의 휴정을 거듭하면서 7시간50여분 동안 시종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재검표 현장에는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의원, 민주당 김근태(金槿泰)의원, 서울 동대문을에서 11표차로 낙선해 재검표(12일)를 기다리고 있는 민주당 허인회(許仁會)위원장 등 양측 당직자와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와 ‘피말리는’ 재검표과정을 지켜보았다.

<성남〓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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