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그린스닷컴]박지은, 싱그런 그린에 우아한 입맞춤

  • 입력 2000년 6월 5일 19시 30분


'밀레니엄 루키'의 '슈퍼샷'이 드디어 폭발했다.

박지은(21)이 그린스닷컴 LPGA클래식 정상에 오른 5일 외신들은 그의 우승을 당연시했다.

오히려 미국 주니어와 아마무대를 석권했던 그로선 때늦은 감이 있는 것.

전학년 장학생으로 입학한 골프명문 애리조나주립대를 중퇴하고 지난해 프로에 뛰어든 박지은. 퓨처스투어(2부리그)에서 5승을 거두며 상금왕으로 당당히 올시즌 LPGA 정규투어에 데뷔한 그를 현지 언론들은 대회 때마다 우승후보로 거론했지만 시즌 초반 그의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12개 대회에 출전해 예선탈락 네번에 톱10에 진입한 것은 단 한번.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보란 듯이 첫승을 차지, 마침내 미국 LPGA의 최고 루키로 자리 잡기 위한 신호탄을 터뜨린 것이다.

이번 우승은 박지은에게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

특히 박지은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과 정교한 쇼트게임은 그의 올시즌 다승행진을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장타는 일품이지만 그린주변의 플레이가 설익었다’는 그동안의 평가도 단번에 날려버렸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베테랑’ 줄리 잉스터(미국)가 4라운드에서 3타차까지 벌리며 달아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또 천둥번개 예보로 2시간 가량 경기가 중단됐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만큼 노련함과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

이제 박지은이 정상권에서 롱런하기 위해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

박세리의 올시즌 '추락'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전담 매니지먼트사도 구해야 하고 그와 '인연'을 맺기 원하는 스폰서들과 위상에 걸맞은 스폰서계약도 남아있다. 유창한 영어실력과 미모, 장타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의 상품가치는 세계랭킹 1위 캐리 웹(호주)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지은은 올시즌 개막직전 "진짜목표는 데뷔시즌에 신인왕은 물론 올해의 선수(상금왕) 타이틀까지 거머쥐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의 이같은 당찬 야심이 꼭 이뤄지리라는 믿음의 바탕을 마련해 준 것이 바로 이번 첫승임은 물론이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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