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LG 전자株 매집' 정밀조사

  • 입력 2000년 6월 4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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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대주주 일가의 LG전자 주식 매집과 관련, 증권거래소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 혐의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조사 결과 LG그룹 구본무(具本茂)회장 등이 LG전자 LG정보통신 합병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샀다면 LG그룹은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중심으로 계열사를 재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LG전자의 최대 주주(특수 관계인 포함) 지분이 작년말 10.58%에서 5월말 16.59%로 증가했고 두 회사의 합병 추진 공시가 난 것을 계기로 정밀 심리에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 추진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 LG전자 구본무회장 등 특수 관계인들이 합병 사실을 사전에 알고 주식을 매입했는지가 중점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대주주가 합병 후 LG전자 주식을 팔 계획이 없기 때문에 시세 차익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주식평가차익도 명백한 시세 차익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은 이견이 없다. 한편 LG그룹은 LG화학 및 전자에서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LG칼텍스정유 및 LG유통 주식을 무려 1조원에 매입,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와 시민단체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LG칼텍스정유는 주당 11만원, LG유통은 주당 13만∼18만5000원에 매입해 대주주 지분을 의도적으로 고가에 샀다는 부당 내부 거래 의혹을 받았다.

LG그룹 오너 일가가 2000억원을 들여 LG전자 주식을 주당 2만6000∼3만1000원에 매입한 시점도 부당내부거래 논란이 한창인 시기였다. 증시에선 LG그룹이 투자자를 무시하고 비정상적인 거래를 계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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