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헬스]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은 효소단식-1

  • 입력 2000년 6월 3일 23시 47분


"올 여름엔 몸도 마음도 비우는 단식휴가 어때요?" 신문은 하루가 지나서 배달되고, 텔레비전도 안 나오고, 휴대전화도 안터지는 곳. 서울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밀양역에 내려 다시 자동차로 40여 분을 달리면 가지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곳에 조그만 황토집이 있다. 단식과 자연요법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는 일지자연건강센터다. 많아야10명 정도가 머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작은데다 재래식 화장실에 공동샤워실 등 시설도 대도시 근교의 현대적 시설이 잘 갖춰진 단식원과 비교하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뜰앞의 대나무,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는 푸른 산, 우주를 생각케하는드높은 하늘… 자연환경은 생활의 불편을 덮어주고도 남는다.가지산은 영남의 알프스라고 불릴 정도로 풍광이 아름다운 곳. 근처에는 소설 <동의보감>에서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던 얼음골을 비롯해 국난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비석 표충비, 호박소, 구룡폭포, 영남루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건강의 적 숙변을 제거하라 단식이라고하면 단순히 밥을 굶는 것이라고 생각해 “배고픈 것은 못참는다”거나 살을 빼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여겨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대해 일지자연건강센터 김미현 원장(33)은 “단식수련은 단지 밥을굶는차원을 넘어서 음식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몇십년간쌓였던 몸의 찌꺼기를 비워내는 인체 대청소작업”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고도 상당기간 살 수 있다. 우리 몸은 음식이 공급되지않으면 신체 조직을 구성하는 성분과 조직 속에 저장되어 있는 영양소를 꺼내서 에너지로 사용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신체 성분을에너지로 이용할 때는 가장 불필요하고 해로운 조직부터 분해한다는것이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자가용해 혹은 조직의 역분해라고하는데, 제일 먼저 병과 염증조직, 지방조직을 분해하고 맨마지막에 근육을 분해한다. 이때문에자연의학자들은 단식을 ‘칼을 대지 않는 수술’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단식이 직접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단식을 하면 몸이정화되고 자연치유력이 높아져 위장병, 고혈압, 당뇨병, 류머티스 등 각종 질병이 치유될 수 있다. 단식을 하면 또 숙변을 비롯한 체내의 노폐물이 제거된다. 철학자이며한의사인 김용옥씨는 텔레비전 건강강좌에서 “현대인들에게 정작중요한 것은 맛있게 먹는 게 아니라 맛있게 싸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지금도 불룩 나온 배와 변비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또 배를 만졌을 때 딱딱한 부분이 있다거나 차가운사람이 많을 것이다. 김원장은 이 모든 것이 숙변 때문이라고 말한다. “소장과대장은수많은 주름으로 이루어져 있어 활동이 둔해지면 찌꺼기가정체되기 쉽습니다. 오랫동안 쌓인 찌꺼기는 병원균의 온상이되고, 기생충의 영양분이 됩니다. 또 여기서 발생하는 가스는 피를 탁하게 하고 내장과 사지를 피로하게 하며 뇌로 올라가 뇌신경활동에지장을 줍니다. 그런데 단식을 함으로써 음식물이 들어가지 않으면장이 수축하면서 여러해 동안 장벽에 달라붙어 있던 숙변이 떨어져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변의 정체 때문에 마비를 일으키거나 결장을일으켰던 장이 정상화되고, 노폐물이 빠져나가 피가 맑아지므로 만성적인 피로감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단식은 평소 과식과 편식 등 무절제한 식사로 지쳐 있던 오장육부에 휴식을 주는 일이다. 내장이 휴식을 취하고 깨끗해지면 내장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피부가 맑고 깨끗해진다. 일지자연건강센터 식구들은 컨디션이 안좋을 때면 수시로 단식을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김원장을 비롯해 사범들도 모두 얼굴에 복숭아빛 화기가 돈다. “현대인들은 영양의 과잉섭취와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많습니다. 단식은 산성화된 체액을 약알칼리성으로 돌려 건강체질로 변화시킵니다. 또 단식과 함께 기수련과 도인체조 등의 자연요법을 병행하면 육체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해지죠.” 약사출신으로다양한 단식을 직접 체험해본 김원장은 단식이야말로 가장 빠른 시간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사람의 본성을 순수하게 회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굶는다는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 스스로 음식을 거부한다는 것은 인내심과 의지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단식을 성공적으로 끝내고나면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가지게 된다. 또세포와 각 장기가 정화되고 마음이 비워진 상태에서 명상수련을 하면 정신력이 고양되어 감수성, 직관력, 포용력이 향상되고 잠재력이 개발된다. ◆ 힘들지 않고 배고프지 않은 효소단식 1박2일. 제대로 된 단식을 체험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지만 취재를 겸해서 한번 직접 해보기로 했다. 원래 일지자연건강센터의 단식일정은2박3일, 4박5일, 6박7일 세가지. 기자는 6박7일 과정의 5일째 끼여들었다. 참가자는30대초반부터 50대 후반까지 남성 한명과 여성 여섯명. 닷새째 단식을 하고 있다니 탈진해서 늘어져 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막상만나보니 닷새나 굶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멀쩡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배고프지 않다” “몸이 가벼워서 기분 좋다”는 반응들이었다. 일지자연건강센터에서는 단식뿐 아니라 매일 풍광이 좋은 곳을 찾아가서 자연명상수련을 하는데, 다음날 오전 구룡폭포까지 갔다오는 1시간20분거리의 산행에서도 겨우 만 하루 굶은 필자보다도 생생했다. 그렇지만 먹는 즐거움은 잊지 못해 쉬는 시간이면 가장 많이 나오는화제는 단연 “뭐가 먹고 싶다” “어디 가면 맛있는 집이 있다”는 먹는 이야기였다. 일주일씩식사를 하지 않아도 허기지거나 기운이 없지 않은 이유는 효소액을마시는 효소단식을 하기 때문이다. 효소란 생명체 내에서 생명을유지하는 데 필요한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유기물질.예를 들면 우리가 먹은 음식이 에너지로 쓰이고 피와 살이 되는 데도 효소가 작용하고, 몸속에서 생성된 노폐물이 바깥으로 배출되는 데도 효소가 작용한다. 효소는가공되지않은 자연상태의 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정제·가공된 식품, 공해에 오염된 식품을 주로 섭취하다보니효소가부족한 식생활을 하고 있다. 효소가 부족하면 체내 화학반응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시중에는여러 가지 효소식품이 나와 있다. 이들 효소식품은 정장,체액균형유지, 혈액순환촉진, 변비, 숙변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 일지자연건강센터에서단식에 사용하는 효소는 무공해 유기농 채소와과일, 자연채취한 산야초, 청정해역의 해조류 등 1백여 가지 재료를2년간 자연숙성시킨 백초액과 바닷가에서 소금기를 먹고 자라는식물인함초를 발효시킨 함초액. 백초액에는 수백 종의 효소와 비타민,미네랄이들어 있어 단식시 병조직과 지방조직의 분해 및 배출을촉진시킨다. 또 함초는 면역기능을 높이고 숙변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끼니때마다백초효소원액50ml에 생수 2백ml를 탄 백초액 250ml씩 마시고, 함초는 가루를 물에 타서 마신다.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맛이 독특하면 먹기 힘들지만 백초액은 매실주스처럼 새콤달콤한 맛이 나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또 액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물에 타먹는가루보다 먹기가 편하다. 함초도 가루 외에 알약과 액으로 된 것이 있다. 효소단식의장점은단식시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효소액으로기본 칼로리와 비타민, 미네랄이 공급되기 때문에 배고픔이 적고 힘이 들지 않으면서도 단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단식을 처음 하는 사람, 체력이 약한 사람, 환자 등도 큰 부담없이 할 수 있다. 또 단식은 끝난 후 보식이 중요한데, 효소단식은 보식기간이 짧고 보식법이 간편하다. ◆ 건강을 지키는 자연요법 - 된장찜질, 냉온수욕, 풍욕 몸에낀숙변의 배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의 숙변을 제거하는 일이다.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몸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일지자연건강센터에서는 ‘하나되기-자연과 하나되기, 참 나와 하나되기’를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식과 함께 풍광이 좋은 자연 속에서 수련하기, 된장찜질, 풍욕 등 자연요법,장운동 등을 병행하기 때문에 단식이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고 마음까지 맑게 할 수 있다. 자연수련에는 태양에서 나오는 강한 생명 에너지를 흡입하는 태양명상, 맨발로 흙을 밟으며 땅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지압효과를 누리는 맨발산책, 폭포수 아래서 물소리를 들으며 번잡한 마음을 잊는 폭포수련, 나무와 돌 등 자연과 기 나누기 등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트레스 블랙홀로 날려버리기’.산꼭대기에 올라가 명상을 한 후 가슴속에 담긴 모든 스트레스를 우주끝 블랙홀로 보낸다는 기분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목이 쉬도록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나니 눈물이 나오며 가슴이 시원해졌다. 복부에수건을 깔고 볶은 된장을 두텁게 놓은 후 핫팩으로 감싸 서너시간 뜨겁게 해주는 된장찜질은 번거롭긴 하지만 온몸이 개운해진다.된장찜질은 장기능을 강화해 해독작용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가정에서도 변비치료나 복통 등에 이용하면 좋다. 된장을 볶을 때는물을조금 넣고, 찜질을 할 때는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단식을할 때는 몸과 입에서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샤워를 자주 해야한다.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몸에 적시는 냉온수욕을 권한다. 찬물 1분→더운물 1분→찬물 1분 하는 식으로 11번을 반복하며 찬물로시작해서찬물로 마무리한다. 냉온수욕은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피로감을 없애주며 피부를 탄력있고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또 풍욕은 알몸으로 얇은 이불을 뒤집어썼다 벗었다 하며 자연의 바람에피부를단련시키는 건강법. 30초부터 시작해 2분까지 서서히 시간을늘려가면서 한다. 피부로 노폐물이 배출되면서 저항력이 커지고 피가 깨끗해진다. 가정에서도 방안에서 창문을 열고 혹은 마당이나베란다에서 할 수 있다. 아침 해뜨기 전과 저녁에 해가 진 후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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