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故김재익수석 '정책인 大賞' 부인이 대신받아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05분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 이순자(李淳子·62)교수는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30일 고려대 인촌기념관 시상식장에 섰다.

이교수의 남편인 고 김재익(金在益)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고려대 정책대학원이 올해 제정한 ‘정책인 대상’제1회 경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83년 미얀마 아웅산 국립묘역 폭탄테러사건으로 순직한 김 전수석은 80년대초 전두환(全斗煥)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는 격려를 받을 만큼 능력과 추진력, 인품을 갖춘 경제관료. 고려대 정책대학원은 한국경제에 기여한 김 전수석의 공로를 인정, 고인이 된 그를 이례적으로 ‘훌륭한 경제분야 정책인’으로 선정했다.

“성심성의껏 일한 사람을 이렇게 오래도록 알아주고 기억해주니 고맙습니다.” 이교수의 짤막한 수상 소감은 그의 솔직한 심정. 하지만 남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게 하는 계기가 있을 때마다 떠오르는 그리움이 견디기 쉽지만은 않다.

“다행히 직장이 있었고 아이들이 꿋꿋하게 지내줘서 잘 견딜 수 있었어요. 17년전에 떠나 버렸지만 ‘존경받는 사람의 아내’라는 자랑스러움을 계속 갖고 살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평생 든든한 남편노릇 했다고 할 수 있죠.” 장성한 두 아들은 미국 유학을 마친 후 그곳에서 취직을 했고 이교수는 지금 혼자 생활하고 있다. 다음해 교수직에서 은퇴하게 되는 이교수의 요즘 관심사는 유아교육.

“손자를 보고 나니 어린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아지더라고요. 퇴근 후에는 유아교육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죠. 유아원 선생님으로 일하거나 유아교육 홈페이지를 만들려고요.”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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