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우리집]전영희-이난시모녀의 사이트

  • 입력 2000년 5월 30일 19시 47분


“다음 목표요? 아빠를 컴맹에서 탈출시키는 거예요.”

‘난시의 교육사이트(web.edunet4u.net/∼nancy)’를 만든 전영희씨(44·인천 연수구 연수3동)와 딸 이난시양(15·연수중3)가족은 인터넷을 매개로 가족간 우애를 다지는 전형적인 ‘디지털 우리집’이다.

우선 컴퓨터를 공개된 공간인 거실에 두고 쓰는 탓에 컴퓨터 때문에 서로간 대화가 단절되는 일이 없다. 컴퓨터가 오히려 오프라인상의 유대관계를 끈끈이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난시양이 인터넷을 검색해 숙제를 하기도 하고 기선(17·대건고2) 후선(16·송도고1) 두 오빠들이 게임이나 채팅을 즐기는 동안 어머니 전씨는 자녀들과 수시로 대화를 나눈다. 컴퓨터를 다루지못하는 할머니나 아버지도 어깨너머로 요즘 아이들의 분위기 정도는 감지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만든 동기 역시 가족구성원들의 특기와 취미를 살려보자는 데서 비롯됐다.

“난시가 오빠들을 설득해 같이 자료도 모으고 토론도 열심히 하더라구요. 결과물인 홈페이지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속에 애들이 뭔가를 이뤄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 더 기뻐요.”

전씨도 자녀들의 열성에 못이겨 열심히 컴퓨터와 인터넷을 익혔고 몇 개월이 흐르자 사이버 공간에 관해선 아이들과 아무런 세대차이도 못느끼는 경지에까지 오르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 겨울방학때는 교육부가 주최한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버금상을 타 가족의 노력이 결실을 이루기도 했다.

홈페이지에는 난시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들을 모아 지은이 소개와 작품해설을 담았다.교과서로 보기엔 딱딱하지만 물방울 무늬 눈꽃무늬 등을 화상에 섞은 덕분에 시에 감성적인 분위기가 많이 묻어난다는 게 방명록에 남긴 네티즌들의 한목소리. 여기에 전씨도 중년주부의 입장에서 PC통신과 인터넷을 초보학부형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을 담아 주부들의 호응도 크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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