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수급호조로 5년 장기채중심 소폭하락

  • 입력 2000년 5월 29일 16시 40분


현대그룹 문제가 수습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고 수급이 호조를 보인데 힘입어 채권금리가 5년짜리 장기채를 중심으로 소폭 하락했다.

당분간은 수급이 불안심리를 누르며 금리가 상방경직성을 띨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내일도 금리가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고 대외요인도 좋지 않아 하락폭은 상당히 제한될 전망이다.

29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8.99%, 같은 만기의 회사채수익률은 9.95%로 각각 주말과 보합세로 마감됐다.

그러나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주말비 0.02%포인트 내린 9.35%, 2년만기 통안증권수익률은 0.01%포인트 내린 9.01%로 마감되는 등 5년만기 장기채 중심의 강보합장이 펼쳐졌다.

수급의 힘에 의해 금리가 흘러 내린 날이었다.

정부와 현대간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퇴진등 일부 문제에 대해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으나 현대문제가 전체적으로 수급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이 불안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

정부가 지난주말 발표한 자금시장안정대책도 당장은 효과를 보기 어렵겠지만 중장기적 시각으로 보면 투신사의 수신기반이 확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긍정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수급이 상당히 좋다는 점이 금리를 흘러내리겠다고 시장관계자들이 전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시장의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은 점을 감안해 통안증권을 182일물이하로만 지난주와 같은 금리로 창구판매했는데 무려 1조9천억원이 팔려나갔다. 이날 통안증권 만기액이 1조원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기관의 단기자금사정이 상당히 좋다는게 입증된 셈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관망, 거래는 한산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채권을 팔아도 운용할 데가 없기 때문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회사채 발행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고채와 통안증권 발행물량을 줄여나가고 있어 수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딜러도 "수급에 의해 금리가 당분간 흘러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재경부가 내달중 3년짜리 국고채 5천억원어치만 발행하고 1,5년짜리 국채는 발행하지 않을 것이란 루머가 돌기도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세수호조와 재정자금의 긴축배정으로 상반기중에는 국고채발행수요가 적기 때문에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내달중 국채발행규모를 줄일 가능성은 있다"면서 "그러나 매월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주에 1, 3, 5년짜리 국채를 각각 발행하는 원칙은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