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네시아 빈탄섬 스파리조트

  • 입력 2000년 5월 17일 20시 03분


《어디로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디에서 묵느냐도 중요하다. 그것이 휴식을 위한 여행일 때는 더더욱 그렇다. 리조트는 휴식의 극대화를 지향한 휴양시설이다. 아시아인의 정서에 맞춰 개발(‘뉴아시아’개념)한 인도네시아 빈탄섬의 스파리조트인 니르와나(Nirwana)가든과 반얀트리리조트로 안내한다.》

그것은 분명 물기둥이었다. 용오름현상이다. 마치 ‘토네이도’처럼 먼바다 수면위로 거대한 물기둥이 회오리바람처럼 일더니 이내 하늘 높이 치솟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 빈탄섬 사람들은 그리 놀라지 않는 눈치다. 가끔 마주치는 특이한 자연현상의 하나 정도로 보아 넘기는 듯 했다. 시속 900㎞의 항공기로 6시간을 날아와 만난 적도 근방의 열대섬은 이렇듯 우리네 자연과 크게 달랐다.

북위 1도와 2도 사이의 열대섬 빈탄. 싱가포르에서 쾌속페리로 불과 45분이면 닿는 지척이지만 막상 가보면 싱가포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소박하고 한가롭다. 손때 묻지 않은 자연과 순박한 섬사람들 덕분이다. 도회적인 싱가포르와 원시적인 빈탄섬이 이루는 극단의 대비를 통해 그 느낌은 더더욱 진해진다.

빈탄섬의 매력은 예서 그치지 않는다. 그 핵심은 아시아적 가치와 정서, 그리고 분위기다. 철저하게 계산되어 리조트에 적용된 그 휴식의 철학은 ‘뉴아시아’라는 컨셉트다. 형태는 양(洋)의 동서를 뒤섞은 ‘퓨전’임에 분명하나 그 내용만은 단순한 ‘비빔밥’에 그치지 않는다. 휴식하되 게으르지 않고 자연을 즐기되 파괴하지 않으며 편리함을 추구하되 지나치지 않은 다면적인 가치체계가 반영된 새로운 아시아적 가치의 리조트다.

그런 빈탄섬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중 으뜸은 조용한 휴식. 어느 해변이고 어느 리조트고 소음을 듣기란 쉽지 않다. 그 흔한 나이트클럽도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다. 철저하게 나만을 위한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풀빌라’(혹은 자쿠지빌라)도 빈탄섬의 자랑거리다. 전망 좋은 해변언덕에 있는 전용야외풀(혹은 전용야외 고압물분사욕조)이 딸린 호화별장이다. 또 한가지는 편리함. 골프카트를 타고 리조트내에서는 어디든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다. 한가지 덧붙이면 식도락. 바다에서 갓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등의 아시아푸드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파도소리에 얹혀 실려오는 명상음악을 들으며 꽃향기 그윽한 실내에서 즐기는 피부마사지. 열락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글/빈탄섬(인도네시아)〓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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