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서울시 조례안 파장/분양권 뜨고 재건축 시들

  • 입력 2000년 5월 9일 19시 05분


서울시가 7월부터 신축건물의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면적)과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총면적)을 낮추는 ‘도시계획조례 입법예고안’을 발표하자 부동산시장에 일대 회오리바람이 일고 있다.

재건축 시장은 급랭한 반면 아파트분양권 시장은 활기를 되찾고 주택개보수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희비가 엇갈린다.

▼용적률 낮아져 사업차질▼

▽재건축 시장 급랭〓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재건축아파트가 대부분 위치한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1종의 경우 150∼275% 이하에서 150% 이하 △2종은 200∼325% 이하에서 200% 이하 △3종은 130∼400% 이하에서 300% 이하로 각각 조정된다.

이번 조치로 2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아파트들은 200%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받게 돼 최악의 경우 가구수를 늘리지 못하고 다시 짓는 ‘1대 1’ 재건축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사업승인을 준비 중이거나 승인신청을 낸 266곳을 포함, 지은 지 15년 이상된 서울시내 아파트 22만2000여가구의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고 가격도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의 중개업소 S사 관계자는 “4단지의 계획용적률이 275% 정도인데 2종에 포함되면 180∼200%로 낮아져 사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파트 시세도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개포 주공 재건축조합들과 현대 LG 등 시공사들은 10일 긴급회동을 갖고 ‘법적 대응’을 포함한 대책을 마련키로 해 서울시의 행정 집행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주택 개보수시장 활기▼

▽분양권 시장은 활기 띨 듯〓이번 조치로 그동안 침체돼온 새 아파트 분양권 시장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입법예고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재건축 뿐 아니라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공장 이전지에 들어설 아파트의 신축에 급제동이 걸리게 돼 신규 아파트 물량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

아파트분양권정보전문업체인 닥터아파트 곽창석(郭昌石) 실장은 “최근 실수요자들은 첨단정보통신 설비를 갖추고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는 새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며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최근에 공급된 아파트분양권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조치로 한강변에 아파트 신축이 억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특히 한강변에서 최근 공급된 아파트분양권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재건축보다는 내부 설비를 개보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주택개보수(리노베이션) 시장도 급성장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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