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바닥'은 쳤는데 '반등 날개' 과연 달까?

  • 입력 2000년 5월 8일 20시 23분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으나 낙관은 금물. 체력보강(거래량 증가)을 하면서 지수 저점을 높여가는데 만족하라.”

8일 국내 증시가 큰폭 상승세로 출발한 것도 ‘더 이상 떨어지기야 하겠느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것.

다만 확실한 추세전환을 위해서는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까진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치고 빠지는’ 단기적인 투자전략이 아직까진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700선 안팎서 저점 확인 ▼

▽최악의 국면은 모면했다〓지난주 현대투신 문제가 일단락되고 지수 700선이 곧바로 회복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거래소 지수는 700선 안팎에서 일단 저점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굿모닝증권 이근모전무는 “상당수 투자자들이 금융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98년 이후 짜릿한 감흥을 줬던 ‘큰 장’이 다시 한번 설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며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마이애셋 최남철상무는 “국내 투자자들이 우리 증시의 지나친 하락에 비로소 자각을 하면서 미국시장과의 동조화양상도 퇴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수급〓바닥권 탈출여부의 열쇠는 전적으로 수급개선에 달려있다는게 중론. 외국인들마저 오락가락하는 매매패턴을 보이면서 주식을 사줄 만한 확신한 원군(援軍)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처지다. 특히 이달들어 만기가 돌아오는 주식형펀드가 8조원, 다음달엔 9조원가량에 달하는 등 당분간 수급불균형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 전망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그러나 “상당수 주식형펀드들이 6월까진 장이 나쁠 것으로 보고 주식편입비율을 미리 줄여놓아 만기임박에 따른 물량압박은 그렇게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애셋 최상무는 “현대투신사태 이후 매도에 치중하던 외국인들이 이날 순매수로 반전했으나 얼마나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라며 “미국 증시의 급락만 없다면 외국인의 매수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미국 금리인상 이후를 주목하라〓증권전문가들은 16일로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최선의 상황은 연방기금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더라도 미국증시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는 것. 이럴 경우 국내 증시도 추세반전의 실타래를 본격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단기매매 전략 유효 ▼

그때까진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저점매수’하는 단기매매로 박스권내에서 등락하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장사장은 “800선을 바로 뚫지는 못할 것”이라며 “20일 이동평균선(770선)을 통과하면 830선대까지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도 바닥권엔 공감〓대우증권 김분도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현대투신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코스닥시장도 160선에서 강한 지지선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코스닥 내달초 용틀임 기대 ▼

삼성증권 손범규수석연구원은 “기관의 코스닥종목 보유비중도 2∼3%대로 낮아져 매도압력도 상당히 줄어든 상태”라며 “그러나 최근 반등을 바닥권 탈출의 신호로 해석하기 보다는 수급공백을 틈탄 상승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은 수급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일반인들을 제외하곤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어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다만 본격적인 상승을 위한 용트림은 5월말∼6월초 쯤에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

<이강운·이진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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