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5일연속 상승 증권주, 향후 추이는

  • 입력 2000년 5월 6일 11시 05분


"낙폭과대에 따른 일시적 반등인가, 상승 전환의 신호탄인가"

증권업종 지수가 5일 연속 상승하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지수는 지난달 26일 895.35를 기록한 뒤 27일부터 5일 연속 상승하면서 4일에는 1064.29로 마감했다. 5일동안 약 20% 오른 셈이다.

이같은 상승이전에 연일 연중 최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고,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5% 상승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예상치 못한 급상승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월2일의 단기 고점인 2355에 비하면 아직도 한참 못미친다.

◆ 왜 올랐나 = 우선 과대 낙폭에 따른 반발매수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증권주는 지난 3월 하순 배당락이후 50% 이상 하락했고 연초에 비하면 60-70% 가량 폭락한 상태였다.

대우증권의 경우 4일종가인 5천830원은 연중최고치인 올초 1만4,800원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고 삼성증권도 4일종가 2만950원은 연중최고치 4만8,150원과 비교하면 대우와 다를 것이 없을 정도로 크게 떨어져 있다.

다른 이유로는 몇몇 주요 종목들이 재료 보유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최근 대우증권이 산업은행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4일 매각이 결정되면서 투자자들에게 증권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이와함께 현대증권은 현대투신 사태로 인한 폭락에서 회복세를 탔고 업종 선두주자격인 삼성증권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매수 대상이 됐다.

◆ 증권업계의 고민 = 증권업계는 사이버 거래 확산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붙어 수입이 크게 줄어들게 됐지만 마땅한 대체 수익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 수입중 수수료 비중이 70% 전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이버거래 경쟁 강화로 수수료가 계속 인하됐고 결국 큰 폭의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붙어 수수료가 크게 떨어지면서 10대 증권사중 2개만 살아남았다"며 증권사들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또 지난 1년반동안 지속된 증시 활황이 멈추고 갈수록 조정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올해는 시장침체로 거래마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이런 처지에 전체 거래중 사이버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수수료 요율은 지난해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 증권업계의 대안 =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반전할 만한 묘안이 없는 실정이다.그나마 대안으로 내놓는 것이 자산종합관리계좌(wrap account) 상품.

자산종합관리계좌에는 뮤추얼펀드형과 컨설턴트형 두가지로 압축되는 데 전자는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증권사 수익 확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

따라서 투자자가 위탁한 자산의 관리를 통해 수익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형태인 컨설턴트형의 시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가 장기적 수익 안정화 추세로 강화되고 규모도 확대돼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빠른 정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증권회사도 기업연금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 시장의 침체가 계속돼 수지악화가 심화될 경우 업체간 합병 등도 제기될 전망이다.

◆ 향후 전망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그러나 대체로 밝지는 않은 편이다.

지난 3월 결산때 증권사들의 순이익 규모는 대우채권 손실보전분 2조5,903억원까지 감안하면 무려 4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숫자다. 실제로는 이익의 상당부분을 대우채 손실을 막느라 써버려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 내용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진한 거래량이나 수수료 인하 경쟁, 향후 수익구조 미비, 예상되는 금융구조조정 등을 고려할 때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쪽이다.

결국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증권주들 쪽으로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재료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반론도 있다.대신증권의 안병우 책임연구원은 "증권주들의 현 주가는 주당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못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며 "실적 축소를 감안하더라도 상승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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