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주간증권사들 '공모기업 예상수익' 엉터리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36분


코스닥등록을 앞두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주식을 공모한 기업들의 예상 영업실적이 상당부분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협회는 작년 1월 이후 코스닥시장에 새로 등록한 112개사의 지난해 실제 경상이익과 주간사증권사가 공모주청약 전 사업설명서나 유가증권신고를 통해 밝힌 추정경상이익을 비교한 결과 64개사(57%)의 추정경상이익이 실제에 미치지 못했다고 3일 밝혔다. 실제 매출액이 추정매출액에 미달한 기업도 57개사로 51%에 달했다.

코스닥 등록공모 주간사회사의 업무실적은 3월15일 코스닥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증권사별 성적표〓9건 이상 공모를 주간한 증권사는 동양 현대 대신 대우 등 7개사.

대우증권은 등록공모를 주간했던 10개사 가운데 8개사의 실적(경상이익)이 추정치에 못미쳤다. 한화와 LG투자증권 역시 9개사 중 3개사만이 추정 경상이익을 달성했다.

동원 대신 동양 현대증권은 각각 알선한 기업 전체를 기준으로 50∼56%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이지 주성엔지니어링 LG홈쇼핑의 등록을 주간했던 삼성증권과 미래케이블티비 핸디소프트의 신영증권의 추정 경상이익 달성률은 0%, 즉 알선업체 모두의 실제 경상이익이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다.

▽질(質)을 따져보면〓단순히 몇개 사의 영업실적이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정도’를 따져보는 것.

한화증권은 전자상거래업체 인터파크의 99년 경상이익을 4억원 적자로 추정했다. 그러나 실제는 무려 34억5000만원 적자. 한화증권은 또 도원텔레콤이 24억9000만원의 경상이익을 낼 것이라고 했지만 13억1000만원에 그쳤다.

보양산업의 등록을 주간한 대신증권도 작년 경상이익을 5억2000만원으로 추정했지만 52%인 2억7000만원에 그쳤다.

경상이익 추정이 크게 빗나간 상위 10개사 중에는 한화증권과 동양증권이 주간한 회사가 각각 3개사씩으로 가장 많았고 대신증권 2개사, 현대와 SK증권 각각 1개사씩이었다.

매출액 추정은 굿모닝증권이 가장 크게 빗나갔다. 굿모닝은 와이티씨텔레콤의 99년 매출액을 155억원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80억1000만원 달성에 그쳤다.

▽부실분석 증권사 제재 받을까〓금융감독위원회는 공모주청약에 참가하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등록공모시 부실분석을 한 주간사증권사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즉 실제 경상이익이 추정치의 50%에 미달하면 3∼6개월, 경상이익이 마이너스이면 6∼12개월 코스닥등록 주간사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50% 미달’로 제재를 받을 증권사는 없지만 ‘경상이익 결손’에 걸리는 회사는 굿모닝(드림라인) 동원(한통프리텔) 한화(인터파크) 동양(디지탈임팩트) 등 4개사.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러나 “인터파크를 제외하고는 추정치와 실제 경상이익 적자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제재를 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해 한화증권 정도만 제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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