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바둑계 무서운 10대 '新新 3인방'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36분


반상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이세돌(17) 최철한 3단(15) 원성진 2단(15) 등 이른바 ‘신신(新新)10대 3인방’의 기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집계된 한국기원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다승 베스트 10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비금도 소년’으로 유명해진 이 3단은 올시즌 파죽의 28승 무패로 다승과 승률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최 3단(19승4패)과 원 2단(19승6패)은 다승 부문 공동 2위였다. 도전기가 없어 고수(高手)와의 대국이 적다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적이다.

이들이 최명훈 7단 윤성현 6단, 윤현석 양건 5단 등 과거 ‘신 4인방’이 10대 시절 도전에 실패했던 이창호 조훈현 유창혁 서봉수 9단 등 ‘4인방’의 높은 벽을 뚫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신신 3인방의 공통점은 ‘반상의 N세대’로 불릴 정도로 젊다는 것. 12, 13세 때 입단한 이들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반상의 세계에서 쓴맛 단맛을 보면서 착실하게 성장했다.

1997년 14세의 나이로 제2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에 진출하면서 세계 최연소 국제대회 출전의 기록을 세운 이세돌 3단은 최근 반상의 ‘뉴스 메이커’. 제5회 LG배 세계기왕전을 포함, 무려 8개 기전의 본선에 진출해 첫 타이틀 획득을 노리고 있다. 그가 이창호 9단이 보유중인 41연승의 최다 연승 기록을 깰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훈현 이창호 조혜연에 이어 역대 4위의 최연소 입단기록(12세2개월)을 갖고 있는 최 3단도 2개 기전의 본선에 진출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제12기 기성전 2차예선에서 최초의 여성국수로 등극한 한국기원 소속의 중국 여성기사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이겨 예선탈락의 수모를 안겼고, 유창혁 9단과의 대국에서는 아깝게 지는 기염을 토했다. 4패 중 2패가 이창호 유창혁 9단에게 당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올해 초 17연승의 기록을 세웠던 원 2단도 제5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에 올랐다. 그는 왕위전에서 유창혁 9단을 이기는 등 기세를 올리면서 왕위전 천원전 신예프로10걸전 등 4개 기전의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기원 정동식사무총장은 “이들은 이창호 9단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기재나 현재의 성취도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면서 “이 9단을 뺀 나머지 기사들 누구도 이들과의 승부를 낙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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