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여학생은 왜 수학을 못할까…초중고생대상 조사

  • 입력 2000년 5월 2일 17시 04분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왜 수학을 못할까. 남녀간 수학적 사고력의 차이인가, 아니면 사회적 환경 탓인가.

포항공대 최상일(崔相壹)교수팀이 교육부의 의뢰를 받아 서울시내 33개 남녀 초중고교생 3354명을 대상으로 수학 학습 성취도 성별 차이를 분석한 ‘여학생의 수학 친화력 배양 방안 연구’는 ‘여학생은 남학생에 비해 수학을 못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학생들에게 수학 성취도를 ‘1점(매우 못한다)∼6점(아주 잘한다)’으로 대답하도록 한 결과 △초등학교 남학생 3.23, 여학생 3.07점 △중학교 남학생 3.28, 여학생 3.04점 △고교 남학생 3.08, 여학생 2.89점으로 조사 대상인 초등학교 4학년∼고교 2학년 전학년에 걸쳐 남학생의 수학 실력이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 3년생(남 3.36, 여 3.05점), 고교 1년생(남 3.12, 여 2.83점), 고교 2년생 인문계(남 3.03, 여2.79점)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수학에 자신있는 학생들이 택하는 자연계 고교 2년생의 경우 남 3.07, 여 3.04점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차이는 97년 국제 수학 경시대회에서도 나타났다. 국내 초등학교 3, 4학년생 평균 성적은 각각 1, 2위였으나 남녀간 평균 점수 차는 각각 13, 15점으로 미국(1, 2점), 일본(3, 8점) 등 다른 나라보다 훨씬 컸다.

이는 여학생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고 직업 선택 및 상급학교 진학과 관련해 수학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며 수학 교육이 남학생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과 수학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 초등학교(남 4.15, 여 3.87점), 중학교(남 3.70, 여 3.30점), 고교(남 3.29, 여 3.19점)에서 모두 여학생이 낮았다. 반면 고교 2년생 자연계는 자신감, 선호도, 직업이나 진학을 위한 필요성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여학생이 높았다.

최교수는 여학생의 학습 유형은 남학생에 비해 혼자 공부하고 직관적이어서 이공계 분야의 학습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여학생에게 적합한 수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면 여학생의 수학 실력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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