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바닥주가에 시가배당?…주총앞둔 증권사 초비상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08분


5월 주총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초비상에 걸렸다.

지난 사업년도 증시활황으로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주가는 형편없이 낮은 바닥권을 기고 있기 때문.

3월초순 증권사 사장단들은 주주에게 보답하겠다며 시가배당(時價配當)을 약속했지만 대부분 종목이 액면가 밑으로 떨어진 바람에 오히려 우스운 꼴이 돼 벌써부터 어수선한 주총장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액면미달 회사들 비상〓24개 상장증권회사중 현재 주가가 액면가를 웃도는 종목은 8개.나머지 3분의2에 달하는 회사는 모두 액면가 밑으로 주가가 빠져있다. 액면가를 웃도는 종목들도 연초주가에 비하면 겨우 30∼40%선에 그친다.

대중주에 속하는 증권주들이 올들어 똑같이 몰락한 상태.현대 삼성 LG 동원 대신 등 대표주자들과 신영 일은 대유리젠트 등 일부증권사만 액면가를 넘었을뿐 나머지는 부도상태인 관리종목 주가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증권사 출범과 수수료 인하가 ‘화근’〓증권주들이 이처럼 헤매고 있는 것은 사이버거래비중이 단숨에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데다 속속 출범하는 인터넷증권사 때문에 위탁수수료 수입이 급감할 것이란게 눈에 보이기 때문. e*미래에셋증권의 수수료 파괴선언에 이어 이달중 출범할 키움닷컴증권도 초저가 수수료를 책정하고 나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채 손실을 제외하고도 많은 이익을 냈던 증권사들은 올해는 수익구조가 아주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시가배당이 오히려 독약(?)〓 지난 3월초 증권사 사장단이 결정한 증권주 시가배당은 초기에 호재로 작용하다가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오히려 악재로 둔갑하고 말았다. 주주들에게 한푼이라도 배당을 더 주기 위해 재경부와 함께 마련한 시가배당 약속이 배당몫을 더욱 줄이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주 배당이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3월 결산을 앞두고 뒤늦게 배당투자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해를 입고 말았다.

이상훈(李相勳) 증권업협회 상무는 “당초 시가배당 결정 취지와 달리 증권주 주가가 너무 떨어져 증권사들이 이달 주총에서 시가배당 규모를 결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순이익 가운데 몇%를 배당하는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을 중시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충식(李忠植) SK증권 상무는 “많은 증권사들이 증권주 폭락에 흥분한 투자자들을 어떻게 달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