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업년도 증시활황으로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주가는 형편없이 낮은 바닥권을 기고 있기 때문.
3월초순 증권사 사장단들은 주주에게 보답하겠다며 시가배당(時價配當)을 약속했지만 대부분 종목이 액면가 밑으로 떨어진 바람에 오히려 우스운 꼴이 돼 벌써부터 어수선한 주총장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액면미달 회사들 비상〓24개 상장증권회사중 현재 주가가 액면가를 웃도는 종목은 8개.나머지 3분의2에 달하는 회사는 모두 액면가 밑으로 주가가 빠져있다. 액면가를 웃도는 종목들도 연초주가에 비하면 겨우 30∼40%선에 그친다.
대중주에 속하는 증권주들이 올들어 똑같이 몰락한 상태.현대 삼성 LG 동원 대신 등 대표주자들과 신영 일은 대유리젠트 등 일부증권사만 액면가를 넘었을뿐 나머지는 부도상태인 관리종목 주가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증권사 출범과 수수료 인하가 ‘화근’〓증권주들이 이처럼 헤매고 있는 것은 사이버거래비중이 단숨에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데다 속속 출범하는 인터넷증권사 때문에 위탁수수료 수입이 급감할 것이란게 눈에 보이기 때문. e*미래에셋증권의 수수료 파괴선언에 이어 이달중 출범할 키움닷컴증권도 초저가 수수료를 책정하고 나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채 손실을 제외하고도 많은 이익을 냈던 증권사들은 올해는 수익구조가 아주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시가배당이 오히려 독약(?)〓 지난 3월초 증권사 사장단이 결정한 증권주 시가배당은 초기에 호재로 작용하다가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오히려 악재로 둔갑하고 말았다. 주주들에게 한푼이라도 배당을 더 주기 위해 재경부와 함께 마련한 시가배당 약속이 배당몫을 더욱 줄이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주 배당이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3월 결산을 앞두고 뒤늦게 배당투자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해를 입고 말았다.
이상훈(李相勳) 증권업협회 상무는 “당초 시가배당 결정 취지와 달리 증권주 주가가 너무 떨어져 증권사들이 이달 주총에서 시가배당 규모를 결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순이익 가운데 몇%를 배당하는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을 중시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충식(李忠植) SK증권 상무는 “많은 증권사들이 증권주 폭락에 흥분한 투자자들을 어떻게 달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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