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대인관계 클리닉]사업 안되고…가정 흔들리고

  • 입력 2000년 4월 20일 19시 55분


사업부진에 결혼생활마저 위태로운 30대 남성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제 인생은 처음 시작부터 뒤틀린 것만 같아 자꾸 더 주저앉게 됩니다. 장남인 저에게 유달리 기대가 큰 부모님 때문에 어릴 때부터 선택의 여지없이 그분들의 뜻에 따라야 했습니다. 대학도, 결혼도 심지어 사업까지도 부모님 원하는 대로 하다보니 모든 게 저와 맞지 않고 문제 투성이입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사업도 결혼샐활도 다 잘되어가고 있다면 비관적인 생각을 품고 일방적으로 부모님을 원망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모든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으니까 처지가 한탄스럽고 또 원인과 책임을 투사할 대상을 찾다보니 부모님을 향한 원망도 더욱 커지는 게 아닐까 싶군요.

흔히 자기에게 지워진 짐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것이 부모 배우자 혹은 자녀로 인해서든 간에 바로 그 짐 때문에 그 삶이 파괴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짐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견디기 힘들다는 것만큼 자기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데 정당한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짜 우리 삶을 파산시키는 것은 짐의 무게가 아니라 그 짐을 나르는 방법에 달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접어두고 대신 현실적으로 짐을 나르는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의미치료를 창시한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알프스 등산 전문가이기도 했는데 현실적으로 문제를 직시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있습니다.

“가장 험한 절벽에 매달려 있을 때 앞으로 다가올 일의 어려움이나 심연의 밑바닥을 걱정하지 말라. 자기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즉각적인 임무에만 집중하라. 그 다음 손에 무게를 꽉 주고 발끝을 디딜 홈만을 생각하라.” 이말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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