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申산림청장 인터뷰/"효율적 진화못해 죄송"

  • 입력 2000년 4월 17일 20시 11분


“산불 피해로 실의에 빠진 이재민을 돕고 백두대간을 되살리자는 동아일보의 캠페인은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림청도 잿더미로 변한 백두대간을 복구하는 데전심전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 7일부터 강원 고성 강릉 삼척, 경북 울진의 산불현장에서 직접 진화작업을 지휘한 뒤 1주일 만에 대전의 집무실로 돌아온 신순우(申洵雨)산림청장은 17일 “어서 비가 내려야 할텐데…”라며 연방 창 밖을 내다보았다.

“산불 현장에서 정말 많은 걸 느꼈습니다. 특히 산불 예방과 진화체계에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산림청은 산림청대로, 소방서는 소방서대로, 경찰과 공무원은 그들대로 제각각이었습니다.”

신청장은 먼저 산불 현장에서의 기관간 공조체제가 미흡해 효율적으로 진화작업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산불발생에 대한 공무원의 지휘책임을 묻는 규정이 법령이 아닌 산림청훈령으로 돼 있는데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경고’수준에 머물러 왔다”며 “산림법을 개정해 산불에 대한 공무원의 책임소재를 가리고 엄하게 징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산불 현장에서 지형 풍향 시간대별로 불길의 진행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산불전문가가 3,4명에 불과하다”며 “산불진화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신청장은 올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산불이 3배 가까이 늘어난 데 대해 △두 달 동안 계속된 건조한 날씨 △전년의 30%에도 못미치는 강우량 △강풍 등을 꼽으며 “산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백두대간은 우리의 생명입니다. 삼척지역의 산불이 두타산(해발 1350m) 8분능선을 삼켰을 때는 정말 아찔했습니다.”

신청장은 산불에 대해 온 국민이 좀 더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