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주가 대폭락]"피의 금요일 전세계로 퍼지나"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01분


14일 미국 뉴욕증시의 기록적인 폭락은 일본 등 아시아 각국과 유럽 증시에도 적지 않은 충격파를 안겨줄 전망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도미노식 여파를 걱정하는 시각과 오히려 세계적인 경제불균형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으로 전문가 분석이 엇갈린다.

▼日 "큰 영향은 없을것"▼

▽일본〓일본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이틀간의 휴장 뒤에 시장이 문을 여는 17일에 밝혀질 것이다. 일본에서도 2월부터 소프트방크 히카리통신 야후저팬 등 일본의 주가상승을 주도하던 정보관련주가 급락했다. 미 주가의 급락은 이런 흐름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부 일본전문가들은 “일본 내 기업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므로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거나 “오히려 미국 자금이 일본으로 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워싱턴에서 열린 서방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담에 간 일본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상은 “일본의 경제회복 에너지가 아주 좋기 때문에 미국의 주가폭락은 이번 주 일본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 몸살 가능성▼

▽아시아〓미국 증시에 이른바 ‘피바람’이 불어닥친 뒤 아시아의 경제전문가들은 대만 증시를 눈여겨봤다. 대만은 토요일에도 증시를 개장하기 때문.

15일 대만 주가는 예상대로 추락했다. TAIEX지수는 전날보다 507.81포인트(5.42%) 급락했다. 대만 재무부는 “외국계 자본이 빠져나간다면 160억달러(17조6000억원)를 주식시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CSFB은행의 조너선 게른시 증권 중개인은 “앞으로 3∼6개월 동안 기술 관련주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일간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지난 주 미 증시의 급락으로 홍콩 등 아시아 증시가 심한 몸살을 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중장기적으론 낙관▼

▽유럽〓유럽 언론매체들은 미 주가폭락 영향이 17일 유럽 각국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유럽경제를 낙관했다.

독일 언론들은 도이체 텔레콤의 자회사이자 유럽 최대 인터넷 기업인 T-온라인이 17일 상장되면 예상 주가 가운데 가장 낮은 주당 26달러선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 벨트지의 일요판인 벨트 암존탁은 4월 증시의 혼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1991년 이후 가장 높은 2.8%에 이를 것으로 독일 6대 경제연구소가 전망했다고 16일 전했다.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 옵서버지 등은 미 증시 폭락에 영향 받은 유럽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사태가 주초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영국의 대형 벤처기업 예스텔레비전PLC가 증시 상장일을 26일에서 연기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

그러나 영국 선데이타임스지는 ‘신경제는 끝났는가’라는 분석기사에서 “인터넷 상거래와 이동전화 혁명은 신세기의 핵심 요소이며 이전의 기술혁신보다 훨씬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며 “미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신경제는 결코 끝나지 않았고 이제 겨우 시작이다”고 보도했다.

<권기태·이종훈기자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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