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해테제과 채권단사장 중도하차 ‘진통’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08분


지난해 12월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해태제과가 임직원들의 퇴진압력을 받은 채권단 파견 사장이 취임 2달여만에 중도하차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2월19일 채권단 공채로 파견됐던 이태욱(李泰旭)사장은 14일 “회사내 퇴진운동 확산으로 정상근무가 불가능해 11일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에 사표를 제출했다”며 “공동 대표이사인 박건배(朴健培)해태회장도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장은 “취임후 분식 회계로 생긴 약 4800억원과 불량채권 900여억원 등 총 5700여억원의 부실자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돼 채권단에 보고하자 박회장이 이를 심하게 비난했으며 곧이어 임직원들의 퇴진운동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해태제과 관계자는 “이사장이 부실자산이라고 주장하는 5700여억원중 4790억원은 설비도입후 생산이 중단돼 생긴 ‘비활성화 자산’으로 채권단도 이미 알고 있고 불량채권 900여억원은 오래 누적된 미회수 상품대금으로 어느 회사에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태제과 채권단은 14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사장의 사표를 일단 수리하고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밟기로 했다. 조흥은행 기업개선위 관계자는 “해태제과를 3차례나 실사한 회계법인으로부터 ‘이사장이 제기한 부실자산은 지난해 6월 결산 때까지 전혀 문제가 없던 부분이었다’고 보고받았다”며 이사장을 비판했다. 해태제과와 조흥은행측은 “박건배회장도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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