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4社노조 파업]대우車 매각 찬물…수출도 타격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현대 대우 쌍용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4사 노조가 대우차 해외매각 반대를 내걸고 전면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대우차 매각 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차 부평공장 노조가 지난달 31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현대 및 쌍용차 노조도 이날 오전 8시 울산공장과 평택공장에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조도 이날 오후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후 7일 소하리공장에서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

금속노련 산하 자동차공동대책위가 주도하는 이번 파업은 일단 12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생산 및 수출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파업의 공식적인 명분은 ‘대우차 해외 매각 반대’.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파업이 매각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해외 매각을 전제로 대우차 노조의 입김을 강화하려는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메이커가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대량 해고와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 고용 유지를 보장받겠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대우차 해외매각 작업에서 노사 문제가 주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이날 긴급 부회장단 모임을 갖고 “대우차 해외 매각은 경영권의 문제로 파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지적하고 “기업의 회생과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제 2의 경제위기를 자초할 소지가 있다”면서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한달반 이상 부분파업을 벌여온 대우차는 이날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쳐 총 55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12일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대우차는 275억원, 현대차는 3100억원, 쌍용차는 350억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산업자원부는 자동차업계의 전면파업으로 하루 4400만달러, 5일간 파업할 경우 2억달러 이상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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