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존]게이들이 사랑하는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

  • 입력 2000년 4월 6일 10시 39분


소년이 되고 싶었던 소녀 브랜든 티나의 실화를 영화화한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단지 여우주연상 한 부분에만 후보로 지명되는 냉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진정으로 인정받아야 할 곳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4월 2일, 게이들의 언론 감시 집단 '명예훼손에 대항하는 게이와 레즈비언 연대(GLAAD)'가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 최고의 영화상을 수여한 것이다. 'GLADD'는 뉴욕의 타블로이드 신문과 지역 방송국이 동성애와 AIDS에 대해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항하기 위해 15년 전 그리니치 빌리지의 한 교회 지하실에서 창설된 단체.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라는 브랜든 티나의 정신은 이 영화를 통해 세상에 전해질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 그에게 감사한다"고 브랜든 티나를 기렸던 주연 힐러리 스웽크의 아카데미 수상 소감은 이곳에서 비로소 보답을 받은 셈이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외에 게이 록가수 엘튼 존과 톰 디칠로의 '리얼 블론드'에 출연한 배우이자 동성애 옹호 활동가 말로 토마스도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다.

브룩 실즈, 케빈 베이컨, 줄리안 무어 등이 참석한 이 날의 행사에서 시상을 맡은 사람은 주디 셰퍼드. 1998년 10월 12일, 게이였던 그녀의 아들 존은 와이오밍 주의 한 술집에서 두 남자와 함께 나간 뒤 울타리에 묶인 채 발견되었고 곧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 후 존 셰퍼드의 죽음은 동성애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엘튼 존은 수상 소감에서 "존의 사진을 부엌에 놓아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GLADD'는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계속해서 시상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현정(FILM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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