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앞 못보는 천사' 보첼리 내달 17일 내한공연

  • 입력 2000년 4월 5일 20시 59분


‘앞 못보는 천사’ 로 알려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42)가 다음달 수원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이 반주를 맡고 소프라노 조수미가 함께 화음을 꾸미는 거대 야외 콘서트다. 5월 17일 8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수원야외음악당.

콘서트는 15일 개막되는 ‘수원 국제음악제’ 행사의 일환. 보첼리가 참여하게 된 데는 이 음악제 음악감독이자 최근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니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정명훈과의 밀접한 관계가 크게 작용했다.

보첼리는 9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파리 롱샹 경마장의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정명훈 지휘의 관현악단과 협연했다. 이때 부른 노래 ‘나는 믿네’는 CD로도 발매됐다. 최근 발매된 그의 성가곡 CD ‘종교적 아리아’에서도 정명훈 지휘의 로마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으며, 지난해 연말 보첼리와 정명훈 지휘 산타체칠리아의 협연무대는 미국 전역에서 녹화 방송되기도 했다.

정명훈은 세계 청소년 대회 직후 보첼리에 대해 ‘목소리가 작다는 문제가 있지만 그의 노래에는 영적인 빛이 감돈다’고 평했다.

보첼리는 97년 첫히트곡 ‘그대와 함께 떠나리’가 실린 앨범 ‘로만차’가 유럽 전역에서 히트곡 1위를 기록하면서 클래식 팝을 망라한 음반계의 새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 12세때 시력을 잃은 그는 테너 프랑코 코렐리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성악계 스타들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었던 행운에 고무돼 성악가로서의 꿈을 굳혔다. 다소 어두우면서도 격정적인 고음은 특히 코렐리를 연상시킨다는 평.

칸초네(이탈리아 가요) 가수로 출발했지만 ‘오페라 스타가 꿈’이라고 줄곧 밝혀온 그는 작은 성량(聲量)과 앞을 못보는 핸디캡을 딛고 지난해 11월 미국 디트로이트 오페라극장에 마스네 작곡 오페라 ‘베르테르’의 타이틀 롤로 출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수원 콘서트에서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나비부인’,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등의 주요장면이 독창 및 2중창으로 불려진다. 3만, 7만원. 02-518-7343, 0331-257-450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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