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경기 끝나면 인터넷속으로…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1분


‘늦바람이 더 무섭다?’

프로축구 부천 SK에 때늦은 ‘인터넷 바람’이 불고 있다.

부천의 고참 선수들이 인천 남구 용현동 숙소에서 밤늦게까지 컴퓨터를 독차지한 채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인터넷에 빠져 있는 것. 이 바람에 올 신인들은 당구장과 오락실 등 불과 얼마 전까지 함부로 드나들지도 못했던 고참들의 ‘놀이터’로 떠밀려나고 있다.

계기는 부천 구단이 15일 인터넷 홈페이지(www.skfc.com)를 열면서 선수와 팬간의 실시간 대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팬과의 대화에 재미를 느낀 고참 선수들이 구단에 타자연습 프로그램을 요청했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타크래프트 게임, 인터넷 공부 열기가 확산됐다.

선수들의 수준도 천차만별. 공격수 이성재가 스타크래프트 교본 3권을 독파했을 정도로 게임왕을 자처하고 있는 반면 같은 공격수인 이원식은 두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는 ‘독수리 타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수비의 ‘간판’ 이임생은 평소 꾸준히 공부해온 영어 실력을 십분 활용해 축구 관련 해외 유명 사이트를 수시로 드나들어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신문이 배달되기도 전 인터넷 기사를 읽고 구단에 전화해 프런트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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