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출생과 성장]까르푸/의류·잡화등 함께 취급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1분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까르푸는 프랑스 파리 근교에 처음 문을 열었다. 까르푸(Carrefour)는 프랑스말로 ‘교차로’라는 뜻. 5개의 길이 만나는 지점에 1호점이 자리한 것에 착안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까르푸는 의류 소매업을 하던 푸르니에 일가와 식료품 도매업을 하던 데포레이 일가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현대적인 개념의 수퍼마켓. 식료품 의류 잡화 등이 한지붕 아래 들어있고 저렴한 가격, 셀프 서비스, 무료 주차가 특징인 까르푸를 보고 당시 신문기자들은 ‘하이퍼마켓’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까르푸는 겉모습은 월마트처럼 창고형 할인점이지만 회원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개방된 소매업이라는 게 특징. 미국식 할인점과 비료하면 식품 부문의 비중이 높고 다양하며 신선도가 뛰어나다.

식료품과 의류, 잡화를 각기 다른 점포에서 따로따로 구입해야 했던 파리지엥들에게 까르푸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전후(戰後) 복구가 한창이던 60년대의 분위기와 맞물려 까르푸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사회 전반적으로 실리적이며 자유롭고, 현대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것.

까르푸의 명물은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도우미들. 스캐너가 없던 시절 상품 가격을 몰라 계산이 지연될 때 해당 코너에서 빨리 가격을 알아다주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이들은 지금도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채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쇼핑을 돕고 있다.

프랑스에서 대성공을 거둔 까르푸는 남미로 진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최대의 유통업체로 자리잡았다. 남미에서 성공을 거둔 까르푸는 89년 대만에서 1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로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를 비롯, 말레이지아 태국 홍콩 싱가폴 중국 등에서 점포를 열었다. 지난해말 현재 21개국에서 384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거대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국내에선 96년 처음 점포를 낸 이래 현재 총 13개 점포가 운영중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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