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대인관계 클리닉]주식손댔다 재산 탕진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질문▼

40대 중반의 남성입니다. 얼마전 친구의 말만 믿고 처음 증권투자에 손을 댔다가 가진 돈을 전부 날렸습니다. 실망과 좌절감, 자책과 분노 등 온갖 감정이 뒤엉켜 너무도 괴롭습니다. 가족 볼 면목도 없고 더 이상 일할 의욕도 나지 않아 하루 하루가 비참합니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서)

▼답변▼

요즘 증권이나 벤처투자 등으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사람들조차 이런 기분을 느낀다고 토로하는 것을 봅니다. 이러다가 우리 사회 전체가 상대적 빈곤계층으로 가득 차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입니다.

성공하는 대열에 끼고 싶다는 생각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리수를 두다가 쓰디쓴 실패를 겪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그대로 좌절하고 주저앉는다면 재기의 기회는 두번 다시 주어지지 않는 것 또한 냉혹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떨치고 일어나고 싶다면 먼저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실망 좌절감 자책 분노 등이 아무리 지독하고 클지라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현실을 현실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에야 거기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가능해집니다.

괴롭고 비참하다고 해서 감정을 숨기면서 질질 끌려 다니다가 만성 우울증이라는 대재앙이라도 만나게 되면 영영 황폐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그 실패에서 뭔가를 배우며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지 않을까요.

(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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