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매치플레이 챔피언십]클라크 '100만달러 줄버디'

  • 입력 2000년 2월 28일 20시 10분


‘매치플레이의 달인’ 타이거 우즈(24·미국)의 관록도 ‘북아일랜드의 돌풍’ 대런 클라크(31)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라코스타GC에서 36홀 경기로 벌어진 2000앤더슨 컨설팅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결승.

두 선수는 전반 18홀에선 한치의 우열도 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7번홀까지 두차례씩 승리를 주고받은 뒤 8번홀부터 18번홀까지 무려 11개홀 연속 동타를 기록하며 팽팽하게 맞선 것.

40분간의 휴식시간 중 두 선수의 스윙코치인 버치 하먼(미국)은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우즈의 샷을 점검해 주고 있었지만 클라크는 퍼팅그린에서 가볍게 몸만 풀었다.

“이봐요! 버치. 나는 오늘 당신이 필요없어요. 샷이 완벽하거든요.”

클라크는 바로 옆의 연습장에서 우즈뒤에 버티고 서있는 하먼에게 이렇게 외쳤고 그런 자신감은 후반에 바로 증명됐다.

후반들어 클라크는 첫 홀인 19번째 홀에서 기선을 제압했고 우즈는 바로 홀에서 이에 응수해 여전히 동점인 상태.

하지만 이후 클라크는 26번째 홀까지 단 한 홀도 내주지 않고 잇따라 버디를 낚아 4홀차로 앞서 나갔다.

클라크는 27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아 3홀차로 추격한 우즈를 28번째 홀에서 다시 4홀차로 리드했다.

우즈는 29번째홀을 따내며 다시 3홀차로 추격했지만 30번째홀인 12번홀(파5)에서 투온을 노린 두 번째 샷이 그린옆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결국 클라크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벙커에서 두 번만에 겨우 탈출한 우즈는 1m20짜리 파퍼팅을 놓치는 바람에 클라크에게 다시 4홀차로 뒤졌고 남은 6개홀에서 뒤집기는 힘들다는 듯 고개를 떨궜다.

이로써 우즈는 매치플레이 통산 13승4패를 마크했는데 4홀차로 패한 것은 최악의 성적.

한편 이날 33개홀에서 버디 12개를 낚는 신들린 샷을 구사한 클라크는 우승상금 100만달러와 함께 미국무대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 결승전 후반과 맞물려 18홀경기로 치러진 3,4위전에서는 데이비드 듀발이 데이비스 러브3세를 4홀 남긴 상태에서 5홀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40만달러의 상금을 차지했다.

<안영식기자·칼즈배드외신종합>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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