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태양계의 신비를 벗긴다/천왕성

  • 입력 2000년 2월 21일 07시 39분


지구의 겨울이 춥고 가혹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태양계의 일곱번째 행성인 천왕성이 어떠할지 생각해보자. 그곳에서는 한 계절이 20년 이상 지속되고, 동장군은 무섭기 그지없다.

그런데 지금 천왕성의 일부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저속촬영 영상은 천왕성에 계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사상 처음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오랫동안 거의 특징이 없는 행성이라고 생각되었던 천왕성은 지금 여름의 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궤도의 평면과 수직방향인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는 지구와 달리, 천왕성은 옆으로 누워있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천왕성의 양극은 각각 이 행성의 시간으로 1년 중 4분의 1이 되는 기간 동안 태양을 향한다. 천왕성의 1년을 지구 시간으로 따지면 84년이나 되는 만큼, 태양을 향한 쪽의 반대편 반구는 매우 오랫동안 겨울 속에 잠겨있게 되는 셈이다.

애리조나 대학의 천문학자들이 수집한 허블망원경의 영상은 1994년부터 1998년 사이에 태양이 천왕성의 북반구를 따스하게 비추기 시작할 때 찍은 것이다. 이 사진들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천왕성의 대기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가끔씩 눈에 띠는 구름은 메탄 결정으로 구성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시속 482km 가량의 속도로 천왕성 주위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다. 허블망원경의 사진들은 또한 천왕성의 고리가 동요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이는 천왕성이 약간 납작하게 눌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거나, 천왕성의 위성들이 잡아당기는 힘 때문에 생긴 현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040699sci-nasa-uranu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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