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타워]최수묵/'초고속 인터넷' 超과장광고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6분


인터넷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은 폭발적이다. 갈수록 더 빠르고 값싼 서비스를 요구한다.

8일부터 서비스에 나선 스피드로(www.speedro.net)는 기존 서비스보다 ‘속도가 5배 빠르고’ ‘3년간 이용하면 140만원어치의 펜티엄ⅢPC를 단돈 100원에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소비자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사로잡았다.

그러나 서비스 첫날부터 문제가 터졌다. 스피드로측은 접수전화 2회선에 50대의 전화를 연결했지만 시간당 평균 10만800콜 이상의 전화가 몰려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선착순 5만명에게 PC 무료 제공’이라는 광고문구 때문에 혼란이 가중됐다. 특수전화번호를 내걸었지만 그나마 부산과 경남에는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회사대표전화(02-3785-1114)는 통화중이거나 혹 걸리더라도 응답을 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

담당직원들의 불친절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았다. 한 주부는 “4시간 동안 전화를 시도해 겨우 1분간 통화했지만 답변이 퉁명스러웠다”면서 본보에 서비스 내용을 다시 문의하기도 했다. ‘향후 3개월간 19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으로 준비를 했으니 시간당 10만콜 이상의 전화가 걸려왔을 때 대혼란이 빚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스피드로는 사태가 악화되자 ‘선착순 5만명’ 부분을 광고에서 삭제, 되도록 많은 신청자에게 PC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데이콤과 경쟁업체의 항의를 받아들여 ‘데이콤의 보라넷망 이용’ 부분과 ‘5배 빠른 속도’ 등의 내용도 광고에서 빼기로 했다.

스피드로측이 서비스 시작 전에 과연 소비자의 갈증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으며 또 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얼마나 치밀하게 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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