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이래서 강하다]신명하는 직장/버그스트롬 호텔

  • 입력 2000년 1월 11일 19시 52분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많은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내도 응답이 없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미국의 버그스트롬 호텔 체인에는 이런 딜레마가 없다. 이 호텔은 사내 아이디어 처리반인 ‘개선을 위한 기회(OFI)’팀을 운영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재떨이에 흰 모래 대신 검은 모래를 놓아두면 훨씬 깨끗해 보이지 않을까.”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주사바늘을 담는 별도의 용기를 두면 어떨까.”

“콘택트 렌즈 세척액을 프런트 데스크에 비치해 두자.”

이런 세심한 아이디어들은 모두 직원들이 OFI팀에 제출한 카드에서 나왔다. OFI팀은 직종별로 한명씩 파견된 인원으로 구성된다. OFI팀은 모든 직원들에게 OFI카드를 나눠준다. 직원들은 이 카드의 한쪽에 아이디어를 적어 제출하고 나머지 한쪽은 자기가 보관한다.

OFI팀은 일주일 안에 이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한달안에 이를 시행하든지, 시행을 계획하든지, 아니면 거절하든지를 결정해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통보한다.

1998년에는 569건의 아이디어가 제출돼 293건이 시행됐고 182건은 채택되지 않았다. 나머지 94건은 ‘보완중’이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직원 한 사람이 꼭 완벽한 아이디어를 내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여러 사람들의 중지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경천동지할 만한 큰 아이디어보다는 주위에서 쉽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조그만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채택된 사람에게 상도 주고 수상 사진을 게시판에 걸어놓기도 하지만 금전적 보상은 하지 않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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