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2000년 1월 3일 00시 54분


▼"음악회는 답답해요"▼

최근 카네기홀에서 열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갔다. 가운데 앞에서 네번째가 내 자리로 지금까지의 음악회 중 가장 좋은 위치였다 . 그러나 내 옆에 한 신사와 10세 쯤 되어보이는 남자 어린이가 앉아 좀 불안했다. 어린 아이들은 음악회 도중 참지 못해 소음을 내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연주회는 정말로 훌륭하게 진행되었다. 그 어린이는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었을 때 한두 마디 귀엣말로 이야기를 한 것 외에 잠자코 있어 한동안 나는 옆사람의 존재를 잊을 정도였다. 음악회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꼬마에게 칭찬의 말을 하려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때 그 신사가 꼬마에게 물었다. “미안, 그래 음악회가 어땠니” 그러자 그 아이가 잔뜩 화가 난 듯 말했다. “아빠, 다시는 음악회 안올거야, 답답해서 죽을 뻔 했어.”

▼걸인의 '성찬'▼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음식이 남아 종이 봉지에 담아오는 길이었다. 한 거지가 길모퉁이에서 손을 내밀며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돈은 없지만 남은 연어음식이 있어 집에 가져가는 길인데 이걸 주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거지는 “좋다”고 말해 나는 봉지를 내밀고 돌아섰다. 몇 십보 가다가 음식에 쳐 먹는 소스를 넘겨주지 않은 것을 깨닫고 다시 돌아서 갔다. 거지는 나를 다시 보더니 “정말 맛있습니다. 최고입니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더니 내게 “나중에 만나면 카푸치노 커피 한잔 합시다”라고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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