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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16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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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전 미국의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에 자신의 암투병 칼럼 연재를 시작한 캐티 하이너기자(38)가 14일 끝내 숨을 거뒀다. 때로는 유머넘치고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삶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보여준 그녀의 칼럼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에스에이투데이 발행인 톰 컬리는 “하이너의얘기는미국을 감동시켰다”면서 “그녀의육체는점점약해졌지만 목소리는 점점강해졌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하이너는 처음엔 유방암 4기라는 의사의 판정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5일 뒤 “이제 삶의 질서가 완전히 무너졌다. 나는 이제 암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본격적인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그녀는 “암은 일종의 유행병이다. 모든 사람들을 건드린다. 나는 이 질병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있는 그대로 솔직히 써나가 사람들에게 도움과 영감을 주고 싶다”며 사망하기 8일전까지 칼럼을 집필했다.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독자의 애도 E메일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한 대목.“그녀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칼럼을 읽기가 두려웠다. 나도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게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암과의 싸움에서 이기길 기원해왔다.”
하이너는 6일자 마지막 칼럼에서는 죽음을 항해하는 배에 비유했다. “배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가지만 그것은 나의 눈에서 사라지는 것일 뿐이다. 배는 본래의 크기 그대로다.… 저 수평선 너머에서 ‘배가 오고 있다’는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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