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유찬우 풍산회장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8시 37분


“한가지라도 세계 최고가 되자”

24일 타계한 유찬우(柳纘佑)㈜풍산회장은 이런 경영철학으로 ‘한 길’을 걸었고 또 ‘최고’에 올랐다.

45세의 늦은 나이에 동제품 제조 산업에 진출한 유회장은 30여년간 한눈 팔지 않고 비철산업 한 업종에만 매진해 풍산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동전문 기업으로 만들었다.

고인은 또 70년대부터 동을 원자재로 한 방위산업에도 참여해 ‘방위산업계의 대부’로 불리기도 한다. 5일 받은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고인의 이런 외길 인생에 바쳐진 생전의 ‘헌화(獻花)’가 된 셈이다.

고인은 작년까지 1년의 절반 가량을 해외출장을 다니는 등 매우 의욕적인 경영자였다. 출장 때면 항상 서류 가방 하나만 들고 혼자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출장에서 돌아오면 공항에서 바로 지방 공장에 내려가 출장길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행해볼 정도로 ‘일벌레’였다. 철저한 소식과 단식 등으로 건강을 과시했던 고인이었지만 작년부터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