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대정부질문/경제] "참사책임 내각 총사퇴하라"

  • 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30일 발생한 인천 화재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며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관련자 처벌 요구▼

○ …인천 지역 의원들은 여야 간 사전 합의가 없었던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정부의 무책임 행정을 질타.

먼저 한나라당 이윤성(李允盛·인천 남동갑)의원은 참담한 어조로 “지금 인천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못다 핀 우리 아들 딸들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운을 뗀 뒤 “55명의 학생들이 사망했는데도 이 정부에는 책임질 사람이 없느냐. 이번에는 그냥 지나갈 수 없다”며 내각 총사퇴를 요구.

이어 국민회의 서정화(徐廷華·인천 중―동―옹진)의원은 “씨랜드 사고 이후 정부는 여러가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으나 또 이런 사고가 났으니 얼마나 무능한가”라며 “철저한 조사 후 관련자를 심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고성.

▼임기응변 대책 질타▼

○ …의원들은 대정부질문에서도 당초 원고에 없던 화재사건 관련 질문을 추가해 정부를 혹독하게 공격.

국민회의 이석현(李錫玄)의원은 “영업폐쇄조치된 업소가 어떻게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느냐”면서 유흥업소에 대해 전면 실태조사를 촉구.

한나라당 윤한도(尹漢道)의원은 “독가스에 청소년을 질식시킨 이 정부는 대통령이 사과하고 내각이 총사퇴해야 하며 최소한 인천시장과 행정자치부장관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 자민련 이상현(李相賢)의원은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을 내놓으면서 실제로 달라진 게 무엇이 있느냐”고 추궁.

▼고함속 한차례 정회▼

○ …의원들의 질타가 거세자 사회를 보던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은 부랴부랴 정부측에 예정에 없던 관계 장관의 본회의 출석을 요구.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 차흥봉(車興奉)보건복지부장관이 이날 오후 출석, 화재사건에 대해 사과한 뒤 사건 개요와 정부대처방안 등을 보고하자 의원들은 “책임지라”고 고함.

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인천 계양―강화갑) 조진형(趙鎭衡·인천 부평갑)의원은 여러차례 의석에서 일어나 “장관의 아들 딸이 참변을 당했다고 생각해봐” “제대로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하라”고 분노를 표시. 다른 의원들도 여야 구분없이 “말로만 잘하면 뭐해” “반성해”라며 맞장구.

이에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은 “여야간에 사전 합의가 없어 긴급현안 질문을 하기 어려우니 대정부질문에서 소화해달라”고 중재.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국회법보다 현안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면서 계속 고함을 질러 이날 본회의는 한차례 정회되는 등 진통.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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