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10월 28일 18시 58분


▼옆집남자가 노숙자라고 구걸을…▼

지난 일요일 오후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집에서 서너 블록 떨어진 곳에 교통체증으로 서 있는데 허름한 옷을 걸친 한 남자가 큰 글씨의 종이쪽지를 들고 있었다. ‘노숙자입니다. 배가 고파요.’ 차가 움직이기 시작해 그에게 다가가면서 핸드백을 열고 동전을 주려고 그를 쳐다보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남자는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중산층 아파트의 거주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중얼중얼하며 남을 비난하고 돌아다녀 이웃들이 시선을 피하곤 했었다. 구걸이 전업인지, 파트 타임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교수님 강의실을 잘못 찾았어요”▼

내가 가르치는 ‘공중 연설학’ 첫 시간의 일이다. 수강 신청자 중 몇 명이 강의실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인지 아직 출석하지 않고 있을 때였다. 나는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 무엇을 배웠습니까?” “이게 첫 시간이라서 배운 게 없는데요”라고 한 학생이 대답했다. “오늘 아침 몇 시에 일어났는데”라고 다시 묻자 그 학생은 “새벽에…”라고 말했다. 나는 잠시 후 “배움이란 강의실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 학생은 벌떡 일어나 교실에서 나가버렸다. “방금 배운 게 있습니다. 강의실을 잘못 찾아온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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