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판 통신/파리에서]소설 '경악…' 佛 문학상 후보로

  • 입력 1999년 10월 22일 19시 15분


프랑스 출판계는 매년 가을이면 열에 들뜬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대상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명성의 공쿠르상, 르 노도, 페미나, 메디치, 앵테르 알리에등 소설부문의 중요문학상 수상작이 모두 10월말에서 11월에 걸쳐 발표되기 때문이다.

신문은 수상작을 미리 점치는데 9월에 발표된 아멜리 노통의 ‘경악과 전율’은 그 중 유력한 후보다.

노통은 67년생 벨기에 작가로 이 소설은 그녀의 여덟번째 작품.

일본 주재 벨기에 대사의 딸로 태어나 유년시절과 청년기를 일본에서 보낸 그는 91년 유럽으로 돌아와 일년후 첫 소설 ‘암살자의 위생법’을 발표했다.

‘경악과 전율’은 그녀의 자전적 소설로 동경의 유미모토라는 무역회사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이 회사에 견습원으로 들어간 서양여인을 화자로 삼아 일본사회 특히 기업의 엄격한 명령과 복종 관계를 풍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상급사원의 명령을 제대로 듣지 않아 화장실 청소담당으로까지 전락하며 결국은 그 제도를 못 견디고 회사를 떠나고 마는 젊은 서양여인.

그의 눈에 비친 경직되고 수직적인 일본사회는 그야말로 ‘지옥’이다.

일본은 19세기말 미술작품으로 먼저 유럽인들에게 소개됐다.

그러나 20세기 전반까지 극소수에게만 알려져있던 일본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특히 히로시마의 원자폭탄투하를 통해서다.

이와함께 50년대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 60,70년대의 가와바타 야스나리,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유럽사회에 거의 안 알려진 시대에 독점적으로 일본을 알렸다. 일본의 놀라운 경제성장력도 이에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유럽사회에서 일본문화는 여전히 서양문명과는 다른 아시아문명의 표본으로써 호기심과 열광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아멜리 노통의 이 ‘경악과 전율’은 오늘날 일본이 이질문명으로서 유럽인들에게 계속 다른 성격의 충격을 주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조혜영(프랑스국립종교연구대학원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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