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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20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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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입니다.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친한 친구가 제가 없는 곳에서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놓고 지내온 사이에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배신감으로 괴롭습니다.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가도 한편으로 그동안의 우정을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서울 회현동에서 한 여성)
▼답 ▼
먼저 그 친구를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누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이야기란 전달하는 과정에서 늘 부풀려지게 마련이고 이 편에서 한 이야기와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험담을 했다고 하지만 약간의 비난이 듣는 사람에 따라 그렇게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먼저 경위를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듯합니다.
만약 그 친구가 험담을 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서로의 모든 것을 다 좋아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기대치도 크기 때문에 때로는 작은 일로도 큰 실망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털어놓고 싶어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지만 상처를 입힌 사람에 대해 새롭게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게 되기도 합니다. 아마 그 친구 역시 그런 과정이 필요했다고 이해한다면 훨씬 배신감이 덜할 것입니다.
진실한 친구란 상대방의 결점을 알면서도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더구나 오랜 우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 뜻에서 친구를 이해하고 용서한다면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은 지금보다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요?
양 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원장)www.mind―op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