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롯데 신명난 안방 첫승

  • 입력 1999년 10월 15일 23시 03분


‘거인’은 ‘곰’과 달랐다.

대반격을 시작한 롯데와 4연패를 당하며 나가 떨어진 두산의 차이점은 바로 마운드였다. 롯데엔 상대타선을 6, 7이닝 동안 꽉 누를 수 있는 투수가 있었다.

적지에서 2연패를 안고 부산에 귀향한 롯데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99프로야구 바이코리아컵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성을 10―2로 크게 이겨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승리의 주역은 선발 박석진(27). 사이드암투수인 그는 144㎞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싱커를 구석구석 찔러넣으며 삼성의 강타선을 압도했다.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3안타 2실점.

박석진은 97년 6월27일 이동수(현 쌍방울)와 함께 박동희 김종훈(이상 삼성)과 2―2 맞트레이드로 맞바뀔 때까지 ‘사자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때문에 이날 승리로 ‘친정팀’에 멋지게 ‘한방’ 먹인 셈이 됐다.

선취점의 중요성을 인식한 롯데는 이날 초반부터 ‘정공법’으로 나섰다.

1회 김응국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가자 희생번트로 2루에 보낸 뒤 3번 박정태의 가운데 안타로 착실히 1득점.

4회엔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을 보이던 호세가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1사 3루에서 박현승이 터뜨린 적시 중월 3루타로 분위기는 롯데쪽으로 흘렀고 볼넷과 김민재 김응국의 연속안타로 순식간에 점수는 5―0.

5점차인 7회 무사 1루에서 3번 박정태에게 희생번트를 시킬 정도로 ‘안전운행’을 택한 롯데는 상대의 실책과 호세의 적시타 등을 묶어 3점을 추가하고 승리를 확인했다.

아들 시찬군(6)이 시구를 한 이날 경기에서 박정태는 1회 결승타에다 8회 2점홈런을 날려 아들에게 ‘자랑스런 아버지’ 모습을 보여줬다.

2연패에 빠졌던 롯데가 대승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삼성은 선발 김진웅이 불안한데다 내외야 실책 3개까지 겹치는 등 경기내용이 안 좋아 한국시리즈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한편 잠실 대구 대전에 이어 이날 ‘야구 도시’인 부산 사직구장에도 1만3339명만이 입장해 올시즌 플레이오프는 관중동원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부산〓김상수·전창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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