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臺灣(대만)

  • 입력 1999년 9월 28일 17시 53분


포모사(Formosa·寶島·보물섬). 1590년 이곳을 방문했던 포르투갈인이 臺灣에 붙여준 이름이다. 따뜻한 날씨, 비옥한 땅, 풍부한 物産(물산)으로 그들의 눈에는 ‘樂園’(낙원)처럼 비쳐졌던 것이다. 현재 중국 최대의 섬으로 면적 3만6000㎢, 인구는 2400만명이다.

平地化(평지화)정책으로 거의 同化(동화)된 폴리네시아 계통의 토착민인 山地族(산지족·일명 高山族)과 明末이래 바다를 건너온 福建省(복건성) 출신의 本省人(본성인·85%), 그리고 1949년 蔣介石(장제스)의 國民黨(국민당) 정부와 함께 온 外省人(외성인·15%)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中華民國(중화민국)의 소재지로 首都(수도)는 臺北(타이베이)이다. 과거 한국과 함께 ‘아시아 4龍(용)’의 선두주자였고 아시아의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도 꿈쩍하지 않는 탄탄한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는 놀랍게도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제3위를 자랑한다(980억달러).

우리와의 관계는 상술한 蔣介石의 國民黨 政府가 옮겨오면서부터였지만 본디 대륙에 있을 때부터 臨時政府(임시정부)와 血盟關係(혈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터였다. 해방 후 신생독립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아직 모든 것이 어두웠을 때 後見人(후견인) 역할을 자처하면서 막후에서 세계 외교무대의 진출을 지원하였으며 6·25 동란 때는 눈에 보이지 않게 많이도 도와주었던 나라다. 게다가 한창 冷戰(냉전)이 지속되던 시절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또 世界 反共(반공)의 雙璧(쌍벽)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가까웠다.

그러나 92년 中國과 修交(수교)하면서 斷交(단교)의 아픔을 겪게 된다. 무엇보다 당시 우리 외교당국의 매끄럽지 못한 조치로 양국민의 감정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점은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새 친구를 사귀되 옛 친구를 버리지 않는’ 것을 美德(미덕)으로 알고 있는 그들은 한국이 以怨報德(이원보덕·은혜를 원한으로 갚음)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 臺灣이, 아니 中華民國이 지금 地震(지진)으로 다시 고통을 받고 있다. 옛 情誼(정의)를 보아서도 가만있을 수야 있겠는가. 이제야말로 以德報恩(이덕보은·은혜를 덕으로 갚음)해야 할 때가 아닐까?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chungsw@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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