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매니저 K씨 고백]시간에 쫓겨 곡예운전

  • 입력 1999년 9월 26일 18시 58분


10년째 가수 매니저로 일하며 난폭운전을 ‘밥 먹듯이’ 해온 K씨(35). 그는 일의 성격상 난폭운전이 불가피하다고 강변하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솔직히 고백한다.

“신곡을 발표한 가수는 반응이 좋으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랍니다. 가수가 빽빽한 방송일정에 늦지 않게 하려면 과속이나 갓길운전 같은 난폭운전이 불가피합니다.”

K씨는 불과 2시간여만에 경기 과천의 서울랜드에서 경기 용인의 애버랜드에 갔다가 다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방송국까지 간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K씨도 물론 난폭운전에 대한 불안감과 죄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사고가 두렵고, 다른 운전자들 보기에 부끄럽고,교통경찰에 적발될까봐 마음을 졸이다가도 분초를 다퉈 출연시간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면 난폭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목숨을 건 곡예운전 끝에 가수를 출연시간에 맞춰 무사히 무대로 올려보내고 나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인가”하는 허무감에 사로잡히곤 한다고 K씨는 털어놨다.

그는 그렇다고 자신을 ‘상습적인’ 난폭 운전자로 보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가수와 함께 갈 때 외에는 자신도 여느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안전운전 조심운전을 한다는 것. 실제 난폭운전을 많이 해본 터라 그것이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지를 잘 알기 때문이란 것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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