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獨 고속도 15km마다 '찾고싶은'휴게소

  • 입력 1999년 8월 15일 19시 59분


독일 슈투트가르트 동남쪽에 위치한 7번 고속도로상의 일러탈 오스트 휴게소.

고속도로를 벗어나 휴게소로 접어들었을 때 잠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휴게소 지붕을 원추형 아이스크림 모양을 본따 만들어 전체적인 건물 모습이 마치 ‘아라비아의 미니궁전’을 보는 듯 했다.

휴게소 내부는 더욱 놀라웠다. 휴게실과 식당 뿐 아니라 화장실까지도 우아한 실내장식에다 형형색색의 무늬를 그려 동화속의 집처럼 꾸며져 있었다. 곳곳에 보기좋은 그림들도 상당수 걸려 있었다.

10평이 채 안돼 보이는 한 방에는 전화와 팩스는 물론 컴퓨터도 5대가 설치돼 있었고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휴게소 직원 울리히 바이머(23·여)는 “지난해 휴게소를 새롭게 단장한 뒤부터는 일부러 휴게소를 보기 위해 들르는 관광객도 있다”고 자랑했다.

구간에 따라 다소의 제한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무제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아우토반(고속도로)’으로 유명한 독일의 고속도로 총연장은 1만1000㎞.

주유소 주차장 식당 매점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을 갖춘 고속도로상의 휴게소는 750개로 평균 14.7㎞마다 한개씩이 있다. 우리나라의 휴게소 간격(31㎞·98년)과 비교할 때 휴게소 수가 배이상 많은 셈이다.

독일의 휴게소 숫자는 94년 고속도로 휴게소 관리가 모두 민간에 위탁된 뒤 민간기업인 탄켄 앤드 가스텐(TG)이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곳만을 가리킨다.

독일에는 이외에도 화장실과 벤치만 있거나 아니면 벤치만 몇 개 있어 잠시 차를 세워두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간이 휴게소도 곳곳에 있다.

가장 인상적인 독일의 휴게소 시설은 트럭 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면실과 샤워장, 그리고 어린이용 시설들이다.

어린이들은 휴게소 외부의 놀이터에서, 또 휴게소 내부의 식당이나 휴게실 등에 마련된 흔들목마 등에서 놀 수 있다.

휴면실과 샤워장 이용은 무료. 운전자가 트럭운전면허증을 갖고 있고 트럭을 운전하고 있다는 것만 확인되면 휴게소측에서 키를 내준다.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 입구에는 ‘휴면실과 샤워장 키가 필요한 사람은 사무실이나 식당에 요청하라’는 안내문구가 씌여 있다.

TG는 각 휴게소마다 개성을 살려 운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쾰른 인근 1번 고속도로상의 렘샤이트 휴게소의 경우 휴계소 주변 저수지와 삼림을 이용해 삼림욕장까지 만들었으며 전망대를 세워 주위 경치를 둘러볼 수 있게 했다.

TG의 홍보담당 직원 타우베 로스트(27·여)는 “렘샤이트 휴게소는 지역주민이 결혼식 등의 연회장이나 회의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대표적인 경영 성공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슈투트가르트〓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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