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룡의 환상세계]전자오락실 댄스게임 선풍

  • 입력 1999년 8월 8일 18시 26분


요즘 오락실에 가보면 반드시 10여명의 사람들이 진을 치고 모여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게임을 발견할 수 있다. ‘댄스 댄스 레볼루션(Dance Dance Revolution)’.

테크노 DJ의 기분을 맛보는 ‘비트 스테이지(Beat Stage)’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 오락실은 온통 음악관련 게임 일색으로 바뀌었다. ‘댄스 댄스 레볼루션’도 음악을 이용한 게임이지만, 다른 음악 게임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세계 최초로 발만을 사용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임은 사방 1미터 크기의 정사각형 보드 위에서 진행된다. 이용자가 보드의 한 가운데 서면, 전후좌우에 각기 다른 화살표(←→↑↓)가 그려진 네 개의 보드가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템포 빠른 댄스 음악이 흐르면서 화면에 화살표가 무작위로 올라간다. 이용자는 화살표의 방향에 맞추어 전후좌우의 화살표 보드에 발로 스텝을 밟는다. 타이밍 좋게 스텝을 밟으면 다음 음악으로 넘어갈 수 있고, 타이밍을 자주 놓치면 게임은 종료된다.

보통 게임은 오래동안 의자에 앉아서 손가락만을 움직이기 때문에 건강에 나쁘다고 말한다. 그러나 ‘댄스 댄스 레볼루션’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단번에 날려버릴 정도로 격렬한 운동량을 강요한다. 화면 가득히 나타나는 화살표에 맞추어 스텝을 밟으려면 쉴새없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이 게임에 몰두한 덕택에 한 달만에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이나 줄었다는 사람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을 정도다. 게임도 즐기면서 다이어트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게임의 인기의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스타가 된 기분’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고수가 되면 단지 빠른 스텝을 정확히 밟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부러 공중회전을 한다거나 춤을 추듯이 상체까지 흔들면서 리듬있게 스텝을 밟는다. 이 정도 경지에 이르면 주위에 구경꾼들이 모여든다. 남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주위에서 박수와 환성까지 터져 나온다면 정말로 스타가 된 기분이 들 것이다.

김지룡〈신세대문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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