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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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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개인들로부터 배우자격으로 돈을 받았고 개인적 용도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손장관의 해명이다.
장관이 격려금을 받은 것이 공인으로서 옳은 처신이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손장관이 이번 사건이나 입각 과정에서 보여준 ‘대통령 들먹이기’는 장관다운 행동이 아니라는 데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손장관은 5월24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공연 문제가 나오자 “대통령에게 허락받은 일”이라며 “러시아 공연을 갈 수 없다면 장관을 못하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손장관의 열렬한 팬이자 문화대통령을 자임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러시아행을 허락했다는 얘기였다.
이번에 러시아 공연의 격려금 수수 사건이 뒤늦게 밝혀지자 손장관은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정식 보고는 아니지만 이튿날 대통령을 만난 기회에 기업인들이 격려금을 주었다고 말씀드렸으며 대통령은 고개만 끄덕였다”고 말했다.
손장관은 있는 그대로 솔직한 답변을 했다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격려금 수수를 대통령이 묵인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미묘한’ 사안이다.
손장관의 잦은 ‘대통령 들먹이기’는 솔직한 성격과 감정이 풍부한 소녀적 취향 때문이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장관의 행동이나 발언은 곧바로 정권에 대한 지지도와 연결되며 더욱이 이번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대통령 팔기’는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우는 일이 될 수 있다. 이제 대통령과 손숙씨의 관계는 ‘팬과 배우’가 아니라 ‘대통령과 각료’라는 사실을 손장관은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정성희(사회부)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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