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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8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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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프로야구에서 30경기 연속안타 고지를 밟은 타자는 모두 35명.미국이 지난달 30경기 연속안타를 기록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곤잘레스까지 포함해 29명이고 60년 역사의 일본은 79년 다카하시 요시히코(히로시마 카프)의 33경기를 비롯해 5명.
남은 한 명은 바로 한국프로야구의 박정태(30·롯데)다.
박정태는 7일 사직 쌍방울전에서 안타를 보탬으로써 국내에선 최초로,한국인으로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장훈(76년)에 이어 두번째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렇다면 1m72,79㎏으로 프로야구 선수중 단신 1,2위를 다투는 ‘작은 거인’ 박정태의 괴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올까.
전문가들은 그의 불같은 투지와 정신력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고 입을 모은다.박정태는 한영준 이정훈으로 이어지는 한국프로야구의 3대 악바리.
어이없는 플레이를 했거나 삼진을 당하고 나면 일부러 감독이 보는 앞에서 헬밋을 쓴 머리로 더그아웃 벽을 찧는 ‘자해’를 하고서야 울분을 푸는 불같은 성격이 집중력을 키웠다는 견해다.
93년 시즌중 발목을 다쳐 2년여를 쉬었지만 그 누구도 예상못한 기적적인 재기에 성공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이 된다.
타석에서 방망이를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만 잡은 채 빙빙 돌리는 등 잠시도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 괴상한 타격폼도 화제다.
여느 타자들같으면 공을 맞히기도 어려운 타격폼이지만 그는 타고난 타격소질과 승부근성으로 지난해까지 통산 타격랭킹 5위(0.303)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로 위염까지 앓고 있다는 박정태.입단후 9년간 한번도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팀의 큰 형님 역할을 다하며 국내 프로야구사를 다시 쓰고 있는 그는 이 시대의 진정한 거인이 아닐까.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