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김호성/메드베데프의 「사랑의 힘」

  • 입력 1999년 6월 6일 17시 32분


테니스에서 ‘러브(love)’는 0. 그러나 99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에 오른 안드레이 메드베데프(우크라이나)에게 ‘러브’는 곧 ‘사랑’이었다.

메드베데프는 1m93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력한 서비스가 일품.5년전 19세때 세계 4위까지 올랐고 93년에는 프랑스오픈 4강,US오픈 8강까지 진출했었다.그러나 이후 손목부상으로 부진을 거듭했다.

그는 “지금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난 지금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단언한다.왜? 그의 뒤에는 세계 여자랭킹 30위 안케 후버(독일)가 버티고 있기 때문.

메드베데프는 지난 6년간 무릎수술을 받았고 손목,등,어깨까지 안 아픈 데가 없었다.병원을 오가는 사이 기분 전환을 위해 코치와 여자친구도 여러번 바꿨다.

그러나 두달전 결국 그가 기댈 곳은 후버라는 것을 깨달았다.“안케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그는 “안케와 사귄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반지까지 끼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2회전에서 세계 2위 피트 샘프러스(미국)를,3회전에서는 97챔피언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을 잇따라 꺾었다.이게 다 ‘사랑의 힘’ 덕분이 아니였을까?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