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인터뷰]녹색교통운동 민만기 사무처장

  • 입력 1999년 5월 24일 08시 40분


“길을 걷는 게 ‘불안 불편 불리한’ 보행삼불(步行三不)의 나라, 21세기를 눈 앞에 둔 우리의 현실입니다.”

93년 보행권 문제를 제기한 뒤 ‘걷고싶은 거리 만들기’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사단법인 녹색교통운동의 민만기(閔萬基·35)사무처장은 이같이 말했다.

“정지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차량 사이로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고 길을 걷다보면 온갖 물건이 앞을 방해합니다. 그런데도 보도를 줄여 차도를 만드는 실정입니다.”

민처장은 우리나라의 열악한 보행환경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인구 10만명당 보행자사망자가 스웨덴 0.84명, 독일 1.44명, 캐나다 1.54명, 일본 2.62명이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무려 10.31명이나 됐습니다.”

그는 이 모든 문제가 ‘자동차 위주로 짜여진 교통문화’에서 비롯한다고 진단했다.

“차량지체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20조가량 된다는 통계가 매년 발표됩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액은 물론 보행자의 경제적 손실은 통계조차 내지않죠.”

그는 도시의 혼잡한 교통문제를 해결하려면 보행자 위주로 교통시스템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용차 수의 증가에 맞춰 도로 등 교통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대중교통으로 문제를 풀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하려면 걸어다닐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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