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특집]한통-하나로, 고속인터넷 서비스경쟁

  • 입력 1999년 5월 19일 10시 21분


회사원 김모씨(28·서울 신림동)는 퇴근후 집에 오면 가장 먼저 컴퓨터부터 켠다. 하나로통신의 고속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뒤 인터넷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기 때문. 회사에서 근거리통신망(LAN)을 이용하는 것처럼 속도가 빨라 주소만 입력하면 원하는 사이트가 PC 화면에 시원스럽게 뜬다.

김씨처럼 빠른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종전에 쓰던 전화를 해약하고 통신회사를 바꾸는 경우가 많아졌다. 음성전화는 ‘기본’이고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싸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선택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지난달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하나로통신과 기존 시내전화사업자인 한국통신의 ‘고속인터넷’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하나로통신은 다양한 고속인터넷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한국통신은 종합정보통신망(ISDN)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93년부터 ISDN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큰 비중을 두지 않다가 하나로통신의 ‘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스’에 자극받아 그동안 고객들이 불만으로 느껴온 통화중 끊김이나 잡음을 해소한 ISDNⅡ 서비스를 새로 내놓았다.

두 회사의 고속인터넷 싸움은 ‘광아파트’ 경쟁으로 번져가고 있다.두 회사 모두 건설업체와 계약을 맺고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광케이블을 가설해 주민들이 입주와 동시에 초고속인터넷 영상전화 등 첨단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기 때문.

▽앞서가는 하나로통신〓서울 부산 인천 울산 등 4대 도시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지 한 달만에 7만여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이중 전화가설을 마친 가입자는 1만5천여명.하나로통신측은 “음성전화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 환경까지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설치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주력상품은 △초고속인터넷+전화 △고속인터넷+전화 등 두가지. 가정 가입자의 90% 이상이 여기에 몰려 있다.

하나로통신은 11일부터 6월10일까지 ‘인터넷 푸른축제’ 행사를 벌인다. 이 기간중 가입을 신청한 사람에게는 △초고속인터넷+전화의 경우 1년간 기본료를 매월 5만원에서 3만8천원으로 1만2천원 할인해주고 △고속인터넷+전화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구입해야 하는 13만2천원짜리 UTA카드를 1년간 무상임대해준다. 또 고객 30명을 추첨, 7박8일간 유럽문화탐방의 기회를 주는 등 푸짐한 경품도 마련. 가입문의 국번없이 106.

▽한국통신의 반격〓올들어 ISDN 교환기를 최신기종으로 바꾸고 통화품질을 개선한 ISDNⅡ 서비스를 내놓음으로써 2만명 이상 신규가입자를 확보, 사용자가 7만명을 넘어섰다. 하나로통신보다 ISDNⅡ 서비스 지역이 넓고 일반전화를 해지하면서 5만원 정도만 추가 부담하면 ISDN에 가입해 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통신의 인터넷 서비스 ‘코넷’과 ‘01414’전용망을 이용하면 통신요금이 일반전화요금보다 40∼50% 싼 것도 강점이다. 8월부터는 월정액을 내고 24시간 인터넷에 접속, 전자우편이나 정보를 수시로 받아보는 ‘ISDN상시접속서비스’도 선보인다.

한국통신도 7월말까지 ISDNⅡ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기간중 전국의 세진컴퓨터랜드 매장에서 ISDNⅡ 서비스를 사용해볼 수 있고 가입고객에게는 △ISDN단말기 할인(27만5천원에서 19만8천원) △콜보너스 1천점부여 △백과사전CD와 코넷 2개월 무료이용권 증정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가입문의 국번없이 100.

■「고속서비스」가입 이점

식구 중 누군가 PC통신이나 인터넷을 이용하면 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전화를 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밖에서 집에 전화를 해도 ‘통화중’이어서 낭패를 본 사람이 많다.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운영하는 고속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면 이런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속도가 빠른 것은 물론 전화 1회선으로 인터넷과 음성전화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

고속모뎀도 함께 설치해주기 때문에 컴퓨터에 내장된 모뎀은 필요가 없어진다.

고속인터넷에 가입해도 음성전화 요금은 일반전화와 똑같다. 하나로통신은 인터넷 PC통신 등 데이터통신에 대해서는 월정액을 내고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ISDNⅡ나 하나로통신에 가입하면 전화번호를 바꿔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서울의 경우 하나로통신은 ‘6XXX’국번을 사용하고 ISDNⅡ는 전화국에 따라 국번이 달라진다.

고속인터넷은 첨단 통신서비스이지만 아직 통화품질이 안정적이지 않다. 통신서비스 경험이 적은 하나로통신은 물론이고 ISDNⅡ도 일반전화보다 고장률이 높다고 한국통신에서 밝히고 있을 정도.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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