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비타민은 만병통치약일까?

  • 입력 1999년 4월 8일 19시 33분


노화와 암을 예방한다, 머리를 좋게 만든다, 춘곤증을 없앤다…. 비타민의 효능을 알리는 책과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적절히 섭취해 질환을 예방 치료하는 ‘분자교정요법’도 국내에 상륙했다.비타민은 만병통치약일까?

▽비타민의 효과〓요즘 각광받는 부분은 ‘항산화(抗酸化)효과’. 들이마신 산소의 2% 정도는 원자에 있어야 할 2개의 전자 중 하나가 없는 ‘활성산소’가 된다. 활성산소는 다른 세포로부터 전자를 빼앗는다.이 때문에 인체가 산화돼 노화 동맥경화 심장병 폐질환 관절염 백내장 등이 생긴다. 비타민C,E와 베타카로틴(몸안에서 비타민A로 바뀌는 물질)은 산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것.

암 예방 및 치료에 좋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의 케더 프라사드박사는 올초 ‘미국영양대학저널’에 암환자에게 방사선 항암치료시 항산화제를 투여하면 치료효과가 커진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고 미국간호협회는 15년 이상 복합비타민을 복용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30% 이상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내놓았다.

다른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10년 동안 7만2천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비타민K를 하루 1백9㎎ 이상 먹으면 엉덩이관절이 부러질 위험이 30% 준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임상영양저널’ 최근호에 발표. 미국 솔크생물학연구소에서는 쥐 실험 결과 비타민A가 뇌의 학습능력을 올리는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 비타민이 망막퇴화 백내장 치주염 신경질환 등의 증세를 호전시킨다는 논문도 나와 있다.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미국심장협회의 디언스 트리블박사는 “채소 과일 곡류 같은 항산화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몸에 좋지만 굳이 비타민제제를 먹어야 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비타민 과용이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최근 연구 결과 흡연자가 베타칼로틴을 많이 섭취하면 폐암에 걸릴 위험이 오히려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일대의 수잔 메인박사는 “베타카로틴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 무리가 오고 비타민E를 하루 50㎎ 이상 먹으면 심장에 부담이 된다”고 주장. 영국에선 여성이 월경전 불안증을 줄이기 위해 비타민B6를 하루 10㎎ 이상 먹으면 신경계가 손상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어떻게 먹어야 하나?〓95년 보건복지부의 전국민영양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장 부족한 비타민은 A.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김을상교수는 “주로 시금치 김 당근으로 섭취하고 있지만 베타카로틴으로 흡수돼 실제로 간에서 비타민A로 바뀌는 양은 적다”면서 “동물 및 생선의 간, 생계란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40세 이상의 여성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K가 많이 든 상추나 야채샐러드를 많이 먹으면 좋다. 특히 임산부 청소년 약물복용자 피임약복용자는 비타민제제를 통해서라도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국비타민정보센터의 이혜규실장은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이나 운동 일광욕을 자주 하는 사람은 활성산소를 없애기 위해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주·이나연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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