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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26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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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수신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이렇게 낮아진 것은 96년 7월 이후 처음.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중 은행의 수신평균금리가 전달보다 0.11% 포인트 하락한 연 6.89%를 기록해 2년7개월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종금 투신 상호신용금고 신협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의 수신평균금리도 전달(10.57%)보다 0.73% 포인트 낮은 9.84%로 하락해 처음으로 한자릿수대에 진입했다.
대출평균금리는 은행권이 전월보다 0.34%포인트 하락한 10.75%를 기록, 예대금리차는 전달의 4.09% 포인트에서 3.86%포인트로 축소됐다. 비은행권의 대출금리는 0.28% 포인트 하락한 평균 13.78%선.
가계대출과 기업대출금리는 각각 0.57%포인트, 0.43%포인트씩 떨어진 연 11.86%, 10.21%를 나타냈다.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의 여신 수신 금리가 모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왜 떨어지나〓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것은 시중에 돈이 넉넉히 풀렸기 때문. 은행들은 돈이 넘치지만 마땅히 굴릴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일부은행은 예금을 받지 않겠다고 할 정도.
한은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경기회복 시기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와 같은 금리 하락세를 당분간 용인할 방침이다.
올해초 연 6.47%로 시작된 콜(금융기관간 초단기 자금거래)금리는 이달 들어 줄곧 5% 초반대를 유지하다 18일 처음으로 4%대(4.99%)에 진입했다. 이번주 들어서는 콜 금리 하락에 가속도가 붙어 26일 4.94%로 불과 1주일여만에 0.07% 포인트 떨어졌다.
금리 인하는 통상 ‘공개시장조작 금리인하→콜금리 인하→단기시장금리 인하→장기시장금리 인하→예금금리 인하→대출금리 인하’의 순서로 이뤄진다.
한은은 내부적으로 콜 금리를 4%대 초반까지 떨어뜨린다는 방침이어서 금리 인하추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
2월말과 3월초 한때 상승세를 보였던 3년만기 국고채와 회사채 수익률은 이달 중순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15일 7.04%에서 26일 6.59%로, 회사채 수익률은 15일 8.75%에서 8.20%로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 주택 신한 하나은행 등이 이달 들어 예금금리를 평균 0.5∼1.0% 포인트 내렸기 때문에 3월중 은행의 수신평균금리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금리 하락속도도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특히 은행들이 자금사정이 나빴던 작년 상반기에 연 15∼16%의 비싼 금리로 유치한 예금의 만기가 5∼6월중 돌아오는 점도 예금 및 대출금리의 연쇄하락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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